뻔하다. 귀신이 나온다 싶은 타이밍이면, 귀신 아가씨는 어김없이 창백한 얼굴을 들이댄다. 시체가 누워있을 것 같은 장면에서는 해골의 형상으로 스크린에 등장하는 귀신 양. 암전 사이로 조금씩 공간이동하는 것에서부터 천장, 자동차, 사다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물스물 다가오는 스파이더맨적 활동반경까지, 귀신 양, 어디서 본 건 많은 듯하다.

<셔터>는 이렇듯 동양 호러물의 클리셰로 완전무장한 영화다. 거기에 '사진 속 귀신'이라는 수학여행 괴담성의 설정을 덧붙여 대중의 전형적인 공포심리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진부하기는 해도, 여름극장용 '깜짝깜짝 놀래주기 임무'를 나름대로 충실히 수행한다는 면에서, 제작진의 안전 지향 전략은 그럭저럭 귀엽게 봐줄만하다.

한편 최근 몇 년 간 유행하던 '복잡하고 모호한 이야기로 관객 홀리기'를 과감히 걷어낸 것은 좋았으나, 그로 인해 비어버린 공간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주인공 두 명과 귀신 한 명만의 활약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텅 비어버린 듯한 플롯 그 자체 때문일까.

아무튼 <셔터>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기본'에 충실한 호러영화다. 그 충실함을 즐기든지 아니면 하품을 하든지는 관객의 영역이겠고. ⓒ erazerh

* 한 가지 더, <셔터>는 진정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약자를 짓밟고 그 위에서 썩은 미소를 짓는 인간들'이라는 교훈 설파 또한 잊지 않는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영화와 현실 모두에 뿌리내린 진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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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이님께 받은 바통게으른 탓에 바빴던 탓에 이제야 이어갑니다. 시진이님^^ 양해해 주세요. 프랑스의 저널 매가진 익스프레시옹에서 실시하는 유명인사에 대한 '프루스트'의 질문이랍니다.^^


가장 완벽한 행복은?
죽고 싶은 이유가 더 이상 떠오르지 않을 때.

최근에 가장 크게 웃은 적은?
여자친구가 옆구리를 간지럽혔을 때.

마지막으로 울었던 기억
<내사랑 토람이>를 봤을 때.

당신 성격의 특성
우유부단, 냉정, 동물사랑

결점은?
게으르고 건망증이 심하며, 싫어하는 게 너무 많다.

제일 좋아하는 일
사람 별로 없는 극장에 앉아 영화보기

남성의 퀄리티라고 생각하는 것
정직, 타인에 대한 배려

여성에 있어서는?
정직, 타인에 대한 배려

가장 큰 두려움은?
불확실한 세상

소유하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컴퓨터. 없으면 새됨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
아직 성공했다할 만한 게 없음. 그래도 있다면 내 성격에도 '사랑'을 해봤다는 것.

역사적인 인물 중에서 닮고 싶은 사람
니체. 불운했던 삶은 말고.

좋아하는 이름


좋아하는 화가
달리, 샤갈

좋아하는 영화
많음. 지금 막 떠오르는 영화는 <넘버 3>

인생의 영웅은?
영웅이라기보다는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인물로 데이빗 린치, 베르너 헤어조그, 스탠리 큐브릭,
앙드레 바쟁, 탐 요크, 이상은.

바꾸고 싶은 외모
그냥 생긴 대로.

갖고 싶은 탤런트
창작능력

가장 큰 후회
토익시험을 너무 많이 본 것.

제일 싫어하는 것
시끄럽게 떠드는 등 공공장소에서 남들한테 피해를 주고서는, 그것을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

가장 용서하기 쉬운 타인의 결점
외모(결점이랄 것도 없지만)

어떻게 죽고 싶나?
하고 싶은 일 다하고, 때 될 때 가는 것.

당신의 격언
껍데기는 끄지셈.

현재 당신의 에스프리를 표현하면?
풍경에 딱 어울리는 절제된 나뭇잎 한 조각. 가끔씩 칼날이 될 수도.
(쓰고 보니 나뭇잎이라는 면에서는 시진이님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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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곳에는 '최소한의 예의'란 것이 있다. 가족은 가족끼리, 친구는 친구끼리, 연인은 연인끼리,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끼리... 또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공공장소에서, 인터넷에서... 그 모든 관계들과 공간에는 각각의 경우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있기 마련이다(물론 불합리한 힘의 유지를 위해 규칙이 조작되거나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다.' 이는 두말하면 입아픈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을 거면, 개별적 욕망의 주체성을 말하지도, 차이를 강조하지도 말라. 소통은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사이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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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젊은이가 어처구니 없이 생을 마감했다. 내 군대생활도 그런 광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 저 녀석이 언제 나에게 총질을 해댈지 불안한, 혹은 저 녀석이 언제 나를 군화발로 짓이길지 몰라 불안했던 기억. 군대란 그런 곳이다. 이등병 때 군대의 한심한 시스템에 놀라면서 하루하루 인내의 시간을 보내다가, 병장이 되어서는 후임을 통솔할 아무런 수단도 갖지 못한 채 여기저기서 치이는 곳.

나 역시 실탄과 수류탄을 지급받는 부대에 있었다. '삽탄해서 저 녀석 그냥 쏴 버릴까?'라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현 불가능을 전제로 한, 기껏해야 수 초를 벗어나지 않는 상상의 차원이자 자괴 섞인 한탄이었을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내게 남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미친 총질을 해댄 김일병을 두둔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무슨 핑계를 대든 8명의 생명을 짓밟고 그 가족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남긴 죄는 결코 씻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력 붕괴, 병사들 간 소통의 부재 등 군 전반에 자리잡은 시스템의 결함이 이 같은 참극의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 또한 어디까지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저기서 죄다 끌어 모아 놨으면 당연히 조직력 강화를 전제로 한, 위에서 아래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의 소통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군은 지금까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구타, 가혹행위 근절'이 쓰인 스티커나 몇 장 붙여놓고, '암기'라는 단어를 '숙지'로 바꿔 '뭔가 한 것처럼'했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보고 잘 하라(어차피 중간에 끊길)'는 뜬 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여기저기에 별을 쳐붙이고 방문, "군 생활 할 만한가?"라는 멍청한 질문을 한 후 "네, 그렇습니다."라는 뻔한 대답을 듣는다고, 거기에 만족해 휴가증 몇 장 뿌리고 인자한 미소 짓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제는 정말 병사들 간 커뮤니케이션의 활로를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에 대해 진심어린 고민들이 오가야 할 때다. 군당국은 더 이상 계급의 권위에만 취해있지 말고 그 권위에 합당한 사고방식과 책임도 갖추어야 한다. 선임은 선임대로, 후임은 후임대로 많은 고통을 안고 있다. 그들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달라. '뭔가 한 것처럼 보이는' 죽은 변화는 제발 여기서 끝내자. 병사들 역시 보다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겠지만. ⓒ erazerh

* 제 군생활이 온갖 부정적인 기억들로만 이루어진 것처럼 썼군요.ㅡㅡ;; 나름대로 재미있는 추억,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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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The Hairdresser's Husband / Le Mari De La Coiffeuse, 1990)
감독: 파트리스 르콩트
배우: 안나 갈리에나, 장 로슈포르


많은 영화 포스터를 봐왔지만, 아직까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만큼 '사랑스러운' 포스터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다. 빛과 색상, 질감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숨김'과 '드러냄' 사이에 묘하게 걸쳐있는 신체적 아름다움... 게다가 문자의 배열마저 사랑스럽다.

근데 웃긴 건, 아직도 이 영화를 못 봤다는 것.ㅡㅡ;; 그리고 <미용사의 남편>이라는 제목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나 외에는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는 것. <미용사의 남편>으로 출시됐다면 10년 전에 벌써 봤을 텐데...ㅜ.ㅜ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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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일기>가 관객과 평단에 외면 받는 이유는?


80억에 달하는 제작비, 5년이라는 총 제작기간, 흥행과 작품성 둘 다 보증할 수 있는 배우들의 출연, 그리고 남극. 상영 전부터 ‘남극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 영화 <남극일기>가 오랜 작업 끝에 드디어 개봉됐다. 하지만 반응은 ‘의외로’ 꽤나 냉담한 편이다. 물론 호평이 없는 건 아니지만, 관객은 물론 평단에서조차 남극의 추위 못지않은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00만은 들어야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대규모 영화에 100만이 든 시점에서 간판 내려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돈이 돌아야만 하는 제작계 일각에서는 <남극일기>를 일컬어 ‘재앙’이라고까지 부르는 상황이다. 도대체 ‘왜’ <남극일기>는 영화 안에서도 모자라 영화 밖에서도 이토록 가혹한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일까.


영화로 들어가 보자. 대장 최도형(송강호 분)을 비롯한 6명의 대원은 영하 80도에 낮 혹은 밤이 6개월씩 지속되는 남극, 그 ‘도달불능점’을 향해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그곳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최도형은 “우리 같은 놈들은 아무도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일을 할 때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는 극한의 상황을 넘길 때만 만끽할 수 있는 희열과 그것을 향한 숭고한 도전정신을 찬양하는 말인 동시에, 매우 위험천만한 가능성 또한 내포하는 말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의 고통 따위는 ‘큰일에는 희생이 있기 마련’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맹목적인 최면술이 그것이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도달불능점을 향한 의지가 점점 더 후자 쪽으로 기울어지며 처음의 목표는 기능을 상실한 채 비합리적이고 폭압적인, 강요된 헤게모니로 변질된다. 이는 개인의 이기심마저 개발이라는 명분 안에 숨기고서는 낙오자나 비판론자에게는 총칼을 들이댔던 지난 시절과 닮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듯 <남극일기>가 설명하는 공포는 넘볼 수 없는 자연환경이 아닌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 그 허황된 논리가 몰고 올 파멸에 있다. 주로 인간승리의 무대로만 여겨져 왔던 광활한 남극을 소재로 이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니 꽤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좋은 재료라고 해서 무조건 맛있는 요리가 나오는 것은 아닌 법. 영화는 스스로 던져놓은 플롯들을 제대로 꿰매지 못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남극의 의미를 그려나가는 데서 결함을 드러내고 만다.

영화의 큰 줄기는 도달불능점을 향한 발걸음이지만, 탐험대를 미치게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치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먼저 왔던 이들과 같은 운명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80년 전 영국탐험대의 일기장 발견, 최도형의 기억이 함께 끌고 왔을 유령, 그리고 그 강박관념이 확장되어 만들어낸 폭압적 가부장 등이다. 살아있는, 혹은 살아있는 것처럼 제시되는 남극은 그것들과 맞물려 나름의 의미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남극일기>는 이 같은 서브플롯들을 무슨 연유에서인지 결국 남극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아이가 등에 매달린 환영이라든가 일기장, 유령의 목소리, 캠코더에만 비치는 하얀 손 등은 분명 낯익은 도상들이지만 이들 중 어느 것도 남극이라는 특수한 공간으로 상징되는 그 무엇을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다. 단지 불친절하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영화에서 남극은 분명히 탐험대를 관찰하는 시선(혹은 감정까지도)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시선이 노골적으로 관객의 눈과 겹쳐진다는 데서 발생한다. 관객은 남극과 함께 크레바스처럼 곳곳에 숨어서 대원들을 노려보거나 밑으로 끌어내리며 매머드의 눈을 통해 남극의 존재를 확인하지만, 정작 그 시선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장르적 도상들은 ‘가야한다’는 강박관념과 뒤섞여 최도형을 미치게 하고, 최도형의 광기는 다른 대원에게 전이된다. 그래서 민재(유지태 분)는 “우리의 욕망이 여기를 지옥으로 만들었다.”며 자신들에게 남극은 결국 백색의 거대한 무덤에 다름 아니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의도적으로 관객과 시선을 공유하던 그 시점은 끝끝내 정체불명으로 남는다. 장르물이냐 아니냐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영화는 분명 장르적 기법에 의존하고 있다). 처음에 응시의 주체로서 등장했던 남극은 대원들의 욕망이 빚어낸 환영을 제 품에 간직했다가 떠나보내고는, 다시 그것들이 몰고 온 파멸의 결과물, 즉 객체가 되어 민재의 입을 통해 말해진다. 관객이 어리둥절한 이유는 같은 곳을 바라보던 남극이 모호한 흔적만 남긴 채 뜬금없이 대원들만의 남극으로 대치되었고, 서브플롯은 이 남극의 분열과 동떨어져서 활용되기 때문이다. 익숙한 장치들이 남극 곳곳에 배치되었음에도 관객의 남극은 자신만의 색깔을 할당받지 못한 채 결국 어둠과 함께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탐험대의 광기가 그곳을 미친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면 애초에 관객과 눈을 겹치는 시도는 자제했어야 했고, 이왕 눈을 겹쳤다면 진부하고도 어정쩡한 서브플롯이 아니라 남극 자체에 보다 많은 권한을 주었어야 했다. 원한의 근원을, 베트남이라는 공간이 갖는 역사적 사실에서 적절하게 추려냈던 <알포인트>를 생각해볼 때 아쉬운 부분이다.


막대한 제작비, 길고도 긴 제작기간, 이에 따른 서로 다른 목소리의 개입 등, 영화의 집중도를 흐려놓았을 바깥 환경 때문인지 영화는 가장 중요한 장치였던 남극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남극일기>에는 내레이션 기술과 관계없이 주목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모두가 구원을 이야기하는 요즈음이지만, <남극일기>는 보기 드물게도 극단으로 나아가 암전과 같은 허무를 기어코 끄집어내고, 그 파멸의 과정 안에 현대사가 남긴 잔상을 묵직하게 새겨 넣는다. 누군가의 광기어린 집착이 만들어낸 지옥도는 영화 텍스트에서만 존재했던가. <남극일기>의 허무는 어쨌든 진실의 그림자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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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선명한 색상, 평화로운 풍경 뒤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잿빛 욕망. 그리고 광기와 부조리의 관찰자인 동시에 창조자인 인간들. 모호하고 기묘하면서도 뚜렷이 각인되는 이미지. 영화 속 두 세계의 명암, 채도가 더 이상 구분되지 않을 때, 이상하게도 영화와 현실 간 경계도 흐릿해진다. 컬트한 영화에 컬트한 세상. ⓒ erazerh

Welcome to Lynch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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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님, boogie님한테서 "영화 바톤" 을 이어 받았습니다.
마땅히 올릴 글도 없었는데.. 다행입니다.^^


1. 갖고 있는 영화 편수

대략 70여 편 됩니다. 거의가 예전에 사 모았던 비디오 테입이랍니다.


2. 최근에 산 영화

최근에 산 게 없습니다.(간단한 대답^^)


3. 최근에 본 영화

그루지(시사회)
하우스 오브 왁스(시사회)
킹덤 오브 헤븐(돈내고)
남극일기(돈내고)


4. 즐겨보는 영화, 혹은 사연이 얽힌 영화 5편

음악보다 더 어려운 질문이군요. 즐겨보거나 사연이 있는 영화가 5편 뿐이겠습니까만...
제가 좋아하는 영화 5편 뽑아봤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스탠리 큐브릭 ---> SF영화는 눈요깃거리만 제공할 뿐이라는 제 어릴적 무지에 일갈을 가해준 영화입니다. 이후에도 뛰어난 SF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철학과 테크놀로지가 이보다 더 이상적으로 조화된 영화는 아마도 다시 볼 수 없을 것같습니다. 인류의 역사, 그 과거와 미래, 그리고 다시 현재까지를 신의 눈으로 매우 우아하고도 불안하게 더듬어보는 걸작이지요. 제 블로그에 이름을 달아준 영화이기도 합니다..ㅡㅡ;;

증오 - 마티유 카소비츠 ---> 세 녀석의 그 대상조차 찾지 못하는 '증오'를 통해 폭염처럼 답답한 변두리 풍경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화염병이 지구로 날아가는 장면은 아직도 제 인생 최고의 명장면이고요. 이후 카소비츠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를 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로스트 하이웨이 - 데이빗 린치 ---> 머릿속을 정신없이 헤집고 다니는 영화입니다. 몽롱한 영상, 뫼비우스 띠같은 내러티브가 펼쳐내는 초현실적 감각이 돋보입니다. 눈과 머리보다는 내 안의 잠재의식으로 꿈꾸듯이 마주해야 할(?) 영화지요. 스필버그의 영화가 달콤하지만 씁쓸하다면, 린치의 영화는 씁쓸하면서 달콤합니다.

복수는 나의 것 - 박찬욱 ---> 사운드와 이미지가 살아 꿈틀거리며 영화를 한 단계 끌어 올립니다. 복수라는 인과관계의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시스템과 그 부속품으로서의 인간(혹은 고깃덩어리)에 대한 냉소로 가득합니다.

거북이도 난다 - 바흐만 고바디 --->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입니다. 달콤한 거짓말이 아닌, 쓰라린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영화지요. '영화는 영화일 뿐'은 이 영화 안에서 쓸모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외에도 <멀홀랜드 드라이브>, <엘리펀트>, <네 멋대로 해라>, <중경삼림>, <꿈꾸는 도시>, <씨클로>, <터미네이터2>, <12 몽키즈>, <비디오 드롬>, <게임의 법칙> 등...... 많은 영화를 좋아합니다.^^



5. 바톤을 넘기고 싶은 다섯분(물론 바쁘시거나 하면 안 받으셔도..^^;;)

shuai님
레테님
갈림님
검은바다님
푸르미님

이 외에 넘기고 싶은 분들은 이미 포스팅하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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