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더 길게 쓸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동화 <강아지똥>이 교과서에서 당장 도려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개체의 가치를 '존재'가 아니라 기어이 '역할''기능성'에서 찾고야 마는 이 희대의 자아 착각성 스토리가 대체 왜 아직도 '권장'되는지 알 수가 없다.

 

', 날 위해 죽어라'를 감언이설로 녹여내는 민들레 놈의 혀놀림은 너무나도 현란해 가스라이팅의 교본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

 

난 나라서 나인 거지 세계 질서의 명예로운 부품이어야 나인 건 아니다. '보잘것없음', 거기서 끝. 어떡하라고? 태어났는데 개똥인데 뭘. 그냥 거기에 있다 소달구지에 짓밟혀 으스러지면 땡인 거다. 하찮음이 대의(라 포장된 것들)를 위해 날 희생시킬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강아지똥>은 정확히 그 반대편에서, 등을 떠민다. 따뜻한 척 잔혹한 질문을 해댄다. 그래서, 네 쓸모는 뭐니? ⓒ erazerh

 

- 이상 착한 척하는 가스라이팅에 짜증이 나, 급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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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우리 먹거릴 다 잡아 먹으면 어쩌나 걱정들은 하면서도, GPT님한테 내가 더 창의적인 걸 물을 거야 헹 이러면서 질문 경쟁들을 해대는 형국. 인공지능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인간들의 신뢰(복종심)를 수집할 수도.

 

그런 의미에서 나도 또 하나 물어봄ㅋ 21세기 최고의 호러영화가 뭐냐고. GPT의 답변은 바로 <유전>. 내 의견과 같아 뿌듯. 그리고 보니 이런 뿌듯함이야말로 챗GPT가 이미 단단한 '지적 권력'을 획득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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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남이 만든 체계의 노예가 된다"(윌리엄 블레이크) 따위의, 여전히 내 정신상태의 한 바탕을 이루는, 거의 대부분의 ''을 거부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딱 줄이면 이렇다.

 

"네 멋대로 해라"

 

'멋대로 함'을 아트의 경지로 끌어올린 남자. 내가 영화이자 영화가 곧 나인 사람, 장 뤽 고다르(1930~2022)

 

 

▼[비브르 사비] 단평▼

 

[비브르 사 비] 폐기되는 꿈

영화 속 이미지의 세계는 상영이 끝남과 동시에 부재하게 되지만, 현실 세계로 투사할 수 있는, 이미지의 흔적은 계속해서 우리 곁에 남기 마련이다. 이미지의 무게중심이 사물 및 현상의 속성

erazerh.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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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문재인과 민주당에 학을 떼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1. '월북 = 산 채로 불타죽어 마땅'이라는 논리 회로를 일단 생성하고, 그 안에 피해자를 욱여넣음.

 

2. 팩트 발굴이나 위로에 대한 그 어떤 노력도 없었음.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 따위는 '정권의 안녕'의 발아래 것으로 여겼기 때문.

 

3. 국민의 죽음을 이용 가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 대응하고 있음을 만방에 알림. '안 그런 척'조차 하지 않음. '부끄러움'의 종말.

 

4. 결국, 민주 정부의 탈을 쓰고는 과거 쿠데타 독재자들이나 하던 걸 계승, 발전시킨 꼴.

 

5.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 아들에게 "응 느그 애비 월북", "보상금을 얼마나 처먹으려고" 등등을 내뱉은, 일부 대깨들을 사람 이하의 것으로 보게 된 계기.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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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개인과 우주, 개인과 현상 사이에 필터 하나를 들어앉히기 마련이다. 개인이 인식하고 이해하는 세계는, 이 필터를 한 번은 거치고 오는 셈. 이 같은 필터가 무서운 건 곧잘 거대해져 개인과 세계를 아예 단절시켜버린다는 점이다. 주객전도. 모든 게 증발하고, 오직 필터만 남는다.

 

아래는 그 '오직 필터'만으로 창작물을 접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 같은 거다. 이래서 난 "세상 모든 종교와 종교화된 모든 것들을 혐오"하지 않기가 어렵다.(페북 소개 글 참조)

 

미쳐도, 아니 믿어도, 그게 그건가, 아무튼 곱게 '믿쳐'야지 원.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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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발(rabbit’s foot)은 부적 같은 거다. 몸에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깃든다는 따위의. 그런데 토끼는? 산 채로 발을 잘린 토끼들은? 행복의 확률 자체가 도려진 채 몸부림치다 숨이 끊겼겠지.

 

이런 식이다. 행복은 이기적이다. 선이네 악이네, 착취와 학살이 부당하네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냥 우리가 놓인 우주 자체가 그렇다는 거. 우리들의 음식, , 문명, 모든 건 도륙으로 쌓아올렸다.

 

그러니까, 영화 <살인마 잭의 집>에서 잭은 하던 걸 할 뿐이다. 인류와 인류가 아닌 것들 모두가 했고 하고 있는 것. 이를테면 내가 너 죽이는 거 이해하지?’ 따위의 일방적이고 일상적인 고지. 물론 아무 표정도 짓지 않는다. 파닥파닥(이것도 영화임), 몸짓만이 명멸하다 꺼져간다. ⓒ erazerh

 

- 그냥 갑자기 토끼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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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도 몸통은 누구?’ 이러면서 대장동 책임을 이재명 vs 윤석열구도로 몰아간 기획은 어질어질하다. ‘이재명 자식의 아빠는 이재명입니까? 윤석열입니까?’ 수준이었는데, 그만큼 코믹하고 기괴했는데, 이걸 또 윤으로 답하는 사람이 꽤 있었음. 실화입니까???

 

어쨌든 그분들도 원한 만큼, 대장동은 무조건 찢어 들여다보고 털어버려야.

 

낙엽이나 날리고 있는 당시 대장동 몸통 의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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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원혼이 붙었어 굿을 해야 해" "그러게 내가 뭐랬어 거기 가지 말랬지! 저주가 내릴 거야 굿을 해야겠어(돈 줘)" 따위의 무당 특유의 협박&갈취 멘트로 이어지고는 삥 둘러앉아 "어우야 용하네" 거리고나 있을 거면 프로그램 접었으면 좋겠다.
 
심야괴담회? 노노 심야무속회.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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