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봉한 첩보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 '헌트'는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고르게 받았습니다. 흥행도 여전합니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4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상황.(9.1 기준 391만 명)

 

그러면서 '헌트'로 감독 데뷔를 한 배우 이정재에게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가 몰리고 있는데요. 첫 작품에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맘껏 뽐냈다는 평가. 연출 데뷔한 배우한테는 흔하지 않은 칭찬인데요.

 

그렇다면 이정재에 앞서 직접 영화를 찍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국내 배우-감독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첫 작품에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맘껏 뽐냈다는 평가. 연출 데뷔한 배우한테는 흔하지 않은 칭찬인데요. 그렇다면 이정재에 앞서 직접 영화를 찍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국내 배우-감독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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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석 / 연출작 미성년(2018)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 "4885 너지" 등 찰진 대사&명연기로 잘 알려진 김윤석은 '미성년'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 깔끔한 연출이란 호평들 가운데, 엔딩이 불쾌한 수준이었다는 평도 나왔지요.

 

 

# 하정우 / 연출작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

 

선 굵은 캐릭터부터 섬세한 감정 표현이 요구되는 인물까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하정우 역시 연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기만큼 좋은 평가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 고유의 유머 감각은 인정받았습니다.

 

 

# 정진영 / 연출작 사라진 시간(2019)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정진영은 2019'사라진 시간'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다. 불친절해도 너무 불친절한 영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신선한 시도라는 평도 있었습니다.

 

 

# 유지태 / 연출작 자전거 소년(2003),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 나도 모르게(2007), 마이 라띠마(2012)

 

배우 유지태는 감독으로 변신했다기보다는 '겸직'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작품을 손수 찍었는데요. ·단편 영화가 다수로, 대중과의 소통보다는 본인의 작품 세계 구축에 포커스를 두는 모습입니다.

 

 

# 문소리 / 연출작 여배우(2014), 최고의 감독(2015), 여배우는 오늘도(2017)

 

생활 연기부터 강렬한 연기까지 고루 선보여온 배우 문소리. 감독으로는 '여성이란 성별로 영화판에서 살아가기' 자체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 방은진 / 연출작 연출작 파출부, 아니다(2004), 오로라 공주(2005), 진주는 공부중((2008),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 메소드(2017)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1994)에서 영화배우로 첫선을 보인 방은진은, 여러 장·단편을 선보이며 웬만한 감독보다도 영화를 더 많이 만들었습니다. 이 중 '오로라 공주', '집으로 가는 길'은 수작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 또 누구?

 

이밖에 '장르만 로맨스'(2021)조은지, 옴니버스 영화 '언프레임드'(2021, OTT 왓챠)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배우 등도 감독직을 수행했습니다. 중견배우 박중훈 역시 2013년 영화 '톱스타'를 연출한 바 있지요.

 


 

영화감독이 된 영화배우들을 살펴봤습니다.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까지 넘나드는 배우가 국내에도 점차 느는 추세. 머지않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특급 거장 '배우-감독'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D

 

감독이 된 배우들, 어떤가요? 소개한 영화 중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안) 들었나요? 아울러 국내 연기자 중 이 사람은 연출도 잘할 것 같은 영화배우, 누가 있을까요?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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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여기서도.

 

'답답해서 내가 찍는다' 메가폰 직접 잡는 국내 배우들

[BY 뉴스웨이] 감독이 된 배우들, 어떤가요? 소개한 영화 중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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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농촌 인심' 해부 드라마. 메인 악역 하나 없이, 악의를 잔뜩 머금은 세계를 기어이 포착해낸다. 멧돼지는 핑계이자 맥거핀, 우울과 분노와 아이러니가 파내려 간 구멍이 실재다. 내겐 올해의 한드 사실상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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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이 폭력적인 걸 넘어, '영화' 그 자체가 '폭력'인 영화, <퍼니 게임>(1997). 러닝 타임이 고스란히 관객 가학의 시간으로, 영화한테 내내 싸대기만 맞다가 어? 하고 끝난다.

 

* '기계'인 카메라를 관객 각각의 심리적 영토 안으로 슉, 순간이동시키는 미카엘 하네케는, 영화판의 연금술사가 아닐까.

 

- 그러니까 퍼니 게임을 25년 만에 다시 보고 기분이 막 상해버린 상황.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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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로맨스영화'는 유이하다. 하나는 <>이고 다른 하나가 <헤어질 결심>.

 

<렛 미 인>이 사랑의 본질인 눈멂에 근접했다면, <헤어질 결심>은 오직 영원한 이별만이 사랑 앞에 놓일 수 있는 유일한 엔딩임을, 참으로 시네마틱하게도 일깨워준다. ⓒ erazerh

 

- 이상 사랑 에너지가 뿜뿜, 하는 영화들.

 

 

 

[렛 미 인] 은밀하되 공고한, 또는 불온한

수영장 물 속에서 숨을 참고 있는 소년. 점점 한계가 다가온다. 밖으로 나가고 싶기는 한데 그의 머리를 짓누르는 우악스러운 손이 그것을 허락할 리 없다.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녀석에게 본때

erazerh.tistory.com

 

[헤어질 결심] 누가 무엇과 헤어지고 싶었길래

'미결'을 '결심'한 까닭에 관해 | ※ 영화 <헤어질 결심>의 결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시간은 결(決)의 축적이다. 한 사람의 시간 안에는 무수한 분별과 결정, 결단이 차곡차곡 쌓인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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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앞서서 지나가 버렸기에, 나로서는 만난 적도 없고 영원히 도달할 수도 없는, 아주 먼 미래, 같은 과거-이미지가 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66년작 <Blow-Up>을 보고 든 생각.

 

영화 자체는 62년작 <일식>이 조금 더 좋았는데, <Blow-Up>만의 시간-초월적인 세련미는 유니크하지 않을 수 없다. erazerh

 

 

* 감상 자체를 망치는 해괴한 국내 제목(#욕망)은 지금이라도 폐기 처분해야 하지 않나??

 

 

 

2005년 단상, 그리고 [일식]

1. 차량의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울부짖는 순간에도 자동차들은 멈추지 않고 도로 위를 흐른다. 일상의 규칙들이 무덤덤한 건 매우 당연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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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력'은 높지만 그걸 설득할 세계관 구축에는 실패. 개인적으론 이러면 포르노와 유사해진다고 보는데, 그렇다고 딱히 창의적으로 잔혹한 것도 아니고, 리듬이나 호흡 등 영화 구성에 대한 고민을 썩 한 것 같지도 않고. 한 편의 '영화'로서 좋아하기는 힘듦. ⓒ erazerh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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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투머치토커 형님과 겹쳐져 수다쟁이가 될 것만 같은 주인공의 부리부리 얼굴과, 본인의 젊은 시절을 표현하기 위해 개그 가발도 불사한 역대급 사이코패스의 뜬금없는 연기 열정과, 만화박물관 상영관 내부 비상구 불빛에 상영 내내 눈뽕 당함 등이 살짝 거슬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실망스러운 포인트가 있는 건 아닌 무난한 범죄 스릴러.

 

+ 내가 이래서 친절한 사람을 멀리함. 물론 안 친절해도 멀리함. ??? ⓒ erazerh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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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결' '결심'한 까닭에 관해

 

 

※ 영화 <헤어질 결심>의 결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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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결(決)의 축적이다. 한 사람의 시간 안에는 무수한 분별과 결정, 결단이 차곡차곡 쌓인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당장 오늘 끼니도 무엇으로 때울지 정해야 먹을 수 있다.

 

영화 매체로서의 물리적 시간, 즉 러닝 타임 또한 마찬가지다. 최종 결론 도출에 도움이 될 법한, 선택된 숏들이 상영시간 안에 빼곡히 들어찬다. 이 숏들이 영화라는 유기체 덩어리를 구성하면 영화는 체계 안에서 분류된다. 책꽂이에 꽂히듯 마이 추천 리스트에 정렬. 장르별, 키워드별, 감독별, 배우별 선호도 따위로.

 

영화 <헤어질 결심>이 분류될 자리는 거의 정해진 듯보였다. 남편이 죽은 여자(서래), 그 여자를 바라보는 형사-남자(해준), 훔쳐보기, 이끌림, 로맨스 또는 느와르의 어딘가겠지. 혹은 둘 다거나. 역시 팜므파탈, 파멸하는 형사, 박찬욱표 대사, 그러다, 어, 어? 마침내, 미결. 분류표를 걷어차고 안개 속으로 들어가 버린 역행.

 

역행하는 영화. <헤어질 결심>

 

미결의 주체는 서래다. 그녀는 훔쳐보기의 구도 안에 있고, 사람을 죽이고, 또 사람을 이용하지만 팜므파탈이라는 규격 안에 갇히기를 거부한다.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는 반격의 멘트다. 그러면서 '독한 년'이 아니라 '몸이 꼿꼿한 사람'임을 알아챈 남자를 끌어안기까지 한다.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는 파격적인 고백처럼 들린다.

 

물론 이미 불쌍한 서래 씨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생각이 없다. 도피. 어디로? 바닷가로. 바닷가는 영화에서 죽음을 장렬한 낭만으로 박제할 때 곧잘 찾아진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노킹 온 헤븐스 도어>, <타임 투 리브>, 심지어 박찬욱 본인의 <박쥐>까지.

 

그리고 최종 신(scene)에 이르러 두 번째 미결, 그녀는 바다에 가서는 땅으로 파고든다. 시신을 전시하고 쓸쓸함을 과시하던 관습에 안녕을 고한다. 관객한테나 해준한테나, 위로의 객체가 아니라 수수께끼의 창조자로 남고 싶은 듯하다. 도주의 완성이자 불멸의 사랑의 형태로서, 횡과 종이 뒤엉킨 트릭. 그렇게 서래는 해준에게 좌표를 찍을 수 없는 점이 되고 만다.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알 중 하나일 수도 있고 그조차 아닐 수도 있는. 사랑이 어떻게 그래요. 사랑은 원래 그렇다. 설명 못 할 무언가. 미결사건의 완성.

 

사랑, 설명 못 할 무언가. <헤어질 결심>

 

서래는 이 전무후무한 증발로써 그녀가 감당해야 할 수식어들을 최소한 물리적으로는 따돌렸다. 살인 혐의와 행정상의 생사 증빙은 물론, 남편 잡아먹은 (중국)년 따위의 껍질도 벗어젖혔다. '시신' 딱지조차 달라붙지 않을 거다. 어쩌면 인간으로서 이 우주에서 사라지는 가장 완벽한 방법. 서래는 오직 해준이 살아있는 동안의 어떤 얼룩으로만 남게 됐다. 로맨틱하지 않은 절통의 로맨스가 이제 막 시작될 참이다.

 

이건 엄연한 변종이다. <헤어질 결심>은 훔쳐보기라는, 영화의 근원적 본질에 한 발을 담근 채 최첨단 관계 맺기 도구들을 경유, 각종 계보를 잇는 똘똘한 최적자인 척은 다하다가, 어느새 달아나버린다. 러닝 타임이 다됐는데 결론은커녕 말없이 안개만 흩뿌린 꼴. 하나의 유기체로 똘똘 뭉쳐가던 숏들은 뿔뿔이 흩어져 조금 전과는 다른 표정들을 짓고 있다. 자신을 물과 흙에 동시에 가둔 살인자의 사랑&실종극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듯. 이제 이 영화를 꽂아도 좋을 책꽂이나 분류표를 우리는 찾을 수 있을까. 글쎄, 본 적 없는 '걸작' 코너 정도면 괜찮으려나.

 

그러고 보면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은, 영화를 보고 만드는 기존의 모든 습관과 헤어질 결심을 한, 박찬욱의 결별 선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미'결'이라는 '결'심. 마침내, 이질적인 무엇으로의 분화. 마침내.  erazerh

 

결국,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

 

 

※ 이 글은 ‘브런치’에도 올라갑니다.

 

[헤어질 결심] 누가 무엇과 헤어지고 싶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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