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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서 파멸을 추출하는 데 재미 들린 다단계적 악의에 관한 영화. 새롭거나 정교하진 못해도, 불우하게 뒤틀린 정반대의 스위트홈들을 특유의 텁텁한 질감으로 성실히 감싸는 데는 성공.

마무리 솜씨도 썩 좋진 않았지만 카메라의 감정이나 전반적인 만듦새가 <더 위치>, <곡성>, <유전>, <랑종> 등 선악 대칭 없이 특정 힘에 압도되는, '비대칭 호러'의 계보를 잇는 데는 무리가 없어서 개인적으론 만족. ⓒ erazerh


(스포) 십자가를 목에 걸고 피를 뒤집어쓴 채 세상 성스러운 표정으로 "헤일, 사탄"을 외치는 숏은 '종교'의 바닥을 파 내려가 그 본질을 보고 그림으로 옮겨낸 듯, 정직하고 아름답다. 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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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이율배반적인 속편.

 

우리에게 친숙한 '테러리스트 빌런' 조커의 탈을 결국 벗어버린, 연쇄 살인자이자 학대 피해자이자 (도달 불가능한) 스위트 홈을 꿈꿔본 미치광이 로맨티스트 아서 플렉. 찰나적 조커였던 그 남자의 처절한 고독에 부치는 쇼, 같은 영화.

 

그러니까, 이 조커는 그 조커가 아니었고, 대중은 광기 분출의 핑계로 삼을 또 다른 '입찢남'을 맞이할 것

 

* 뮤지컬이어야 하는 당위성을 못 찾겠고, 아서를 포함한 인물들의 주파수가 너무 지지직거려 영화가 전작만큼 피부에 들러붙진 않는다.

 

 

<조커 1편 정신분석학적 비평>

 

[조커]에서 감지되는 위험성의 진짜 정체

🎬 『호불호의 사유』는 영화가 좋거나 싫은 사유(事由)를 비평적 사유(思惟)로써 전개합니다. :) 우선 # 몸, 춤 1. 영화 <조커>(2019)의 플롯은, 아서 플렉 입장에서는 '내 주파수'를 찾아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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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스 폰 트리에의 <백치들>(1998)을 다시 봤는데, 전보다 뭐랄까. 슬펐다. 예전 감상 때 느낀 너무 팔딱거려 감독의 통제 범위마저 넘어버린 듯한(혹은 그렇게 보이려는) 전복적 에너지보다, 그 변칙을 부여잡고 결국 바닥을 뚫고 내려간, 카렌의 붕괴가 더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분명 비윤리적이지만 더는 윤리 따위 통용되지 않게 된 세계, 카렌의 퇴행은 탈주든 회피든 뭐라 불리든 유니크하다. 그녀는 '백치 그룹'에서 탈영토화 상태에 놓인 유일한 인물이며 백치 행동의 유일한 실천적 계승자다.

백치화를 거친 깊은 절망과 고독감은, 엔딩에서 괴기하게 '내뱉어'진다. '나'라는 외피를 기어이 벌려 비집고 나가려는, 가족 앞에서의 기묘한 서커스. 카렌은 고통에서 도주하고자 그렇게 수치심조차 들러붙지 않을 무중력의 세계를 향한다. 누구 것인지 모를 서글픔으로 엔딩이 꽉 찼다.

영화도,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 erazerh

 

 

 

* 지금 보니 '알면서도 퇴행'이란 면에서, 비슷한 방향성의 영화들로 <미드소마>와 <셔터 아일랜드>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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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우리 아파트에도 전기차 많은데…'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아파트 민심 갈라치기의 원흉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의 여파다. 이번 사고의 파장이 큰 이유는 화재의 원인과 결과 둘 모두 상식 범위를 넘어선 지점에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당 차량은 당시 충전 상태도 아닌, '그저 주차해뒀을 뿐'인데 발화했다. 정밀한 발화점 찾기는 진행 중이다. 19일 인천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3차 감식을 실시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예고 없는 불'이었음은 틀림없다.

 

87대가 불타고 793대가 그을림 피해를 보는 등 차량 한 대 화재 치고 피해가 극심했다는 점도 공포심의 원인이다. 지하를 관통하는 공공 시스템 마비로 대규모 정전과 단수가 잇따랐고 입주민들은 이 무더위에 큰 불편을 겪었다. 영유아 포함 입주민 22명은 당시 연기까지 흡입했다.

 

차 한 대에 불이 났는데 수많은 이웃이 재산을 잃었고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 공동주택에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포를 느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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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면 다 끝장' 전기차 포비아에 쫙 갈라진 요즘 아파트 민심 [스토리뉴스 #더]

[BY 뉴스웨이] '우리 아파트에도 전기차 많은데…'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아파트 민심 갈라치기의 원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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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유엔 보고서는 100세 장수 보편화 시대의 도래를 예측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을 일컬어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라 일컬었다. 18년이 흐른 지금, 100세는 아직 요원하지만 평균 수명이 점차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호모 헌드레드의 자격을 갖추려면 심신의 건강 유지는 필수.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해주는 게 적절한 돈, 즉 지속적인 소득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말도 100% 옳지만 버는 게 없는데 심신이 평안할 리 또한 만무하다.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꾸준한 소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주요 과제인 셈이다. 하지만 만만찮다. 최근 벼룩시장이 조사해 발표한 퇴직 경험 관련 설문 결과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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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뉴스 #더] 50 되면 강제 퇴직 러시…100세 시대 버티기 만만찮네

[BY 뉴스웨이] 2006년 유엔 보고서는 100세 장수 보편화 시대의 도래를 예측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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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압적 가부장으로서의 아버지-남편, 그리고 그들의 시공간을 찢기를 갈망하는 레즈비언 커플. (예상대로) <러브 라이즈 블리딩>에는 '여성' + '연대'라는 유행어로서의 양대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 구도에서 女女는 대개 선이고 화면 바깥엔 응원군이 있기 마련인데, 영화는 이를 기다렸다는 듯, 커플의 교감을 정교하게 쌓아 올리기보다는 불행 전시와 공감 유도에 치중한다. 그러다 보니 응원석에 앉지 않은 관객한테는 그 사랑의 절절함이 와닿지 않는 게 사실.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과 사건 사이도 느슨해지는데, 최후의 거대 농담은 그 얼렁뚱땅들이 돌발적으로 뭉쳐진 '그저 이미지 덩어리'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 발칙한 상상력을 위한 상상 같은 말장난, 아니 영상장난 이상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니까 '미러링 된 근육 호러 픽쳐 쇼' 따위의, 유희에 가까운 영화라는 게 내 결론. 여기에 델마나 루이스가 어딨나? '무턱대고 응원', 난 이번에도 정중하게 혹은 무례하게라도 사양하련다. ⓒ erazerh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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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존 오브 인터레스트>(2024). 선하고 구조적으로 훌륭한 영화인 건 알겠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을 툭 건드리는 포인트는 못 찾겠다.

 

T보다 F를 선호한다는 건 아니고, 시네마라기보다는 잘 조립된 기계 속을 매끈하게 통과해낸 생산물 느낌? 방점이 그 기계, 즉 이미지와 사운드 간 '불협화음의 협화음'이라는 메커니즘에 찍힌달까. 물론 메커니즘 제작 자체가 몹시 창의적이고 정교한 작업이었음은 감지되지만, 지나치게 콘셉트적인 영화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진부한 악'의 이미지화, 성공적.

 

그렇다 보니 <존 오브 인터레스트>보다는, 이 영화 대체 왜 이러나 왜 이딴 식으로 찍었나 심드렁하다가, 최종 시퀀스에 이르러 그때까지의 내 경솔함에 치를 떨었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사울의 아들>(2016)이 더 좋다. 영화적 표현의 어나더 경지를 실감케 한, 지옥을 겉도는 얼굴-몸의 존재 이유.

 

 

두 영화 모두 중요한 배경의 어떤 소거를 다루고 있는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보이지 않는 척'의 구도화라면 <사울의 아들>'진짜로 눈먼 상태'의 중심을 파고드는 집착이랄까. 말장난 같긴 하지만 <사울의 아들>이 내민 생지옥의 모양이 그만큼 충격적이었다는 얘기.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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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든 이미지든 뭐 하나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졸작. '오멘'이든 '로즈메리의 아기'든 어느 쪽 계보에 갖다 놓든 가장 형편없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데다 설정도 닮은 <이매큘레이트>는, 이거에 비하면 걸작이었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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