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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압적 가부장으로서의 아버지-남편, 그리고 그들의 시공간을 찢기를 갈망하는 레즈비언 커플. (예상대로) <러브 라이즈 블리딩>에는 '여성' + '연대'라는 유행어로서의 양대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 구도에서 女女는 대개 선이고 화면 바깥엔 응원군이 있기 마련인데, 영화는 이를 기다렸다는 듯, 커플의 교감을 정교하게 쌓아 올리기보다는 불행 전시와 공감 유도에 치중한다. 그러다 보니 응원석에 앉지 않은 관객한테는 그 사랑의 절절함이 와닿지 않는 게 사실.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과 사건 사이도 느슨해지는데, 최후의 거대 농담은 그 얼렁뚱땅들이 돌발적으로 뭉쳐진 '그저 이미지 덩어리'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 발칙한 상상력을 위한 상상 같은 말장난, 아니 영상장난 이상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니까 '미러링 된 근육 호러 픽쳐 쇼' 따위의, 유희에 가까운 영화라는 게 내 결론. 여기에 델마나 루이스가 어딨나? '무턱대고 응원'은, 난 이번에도 정중하게 혹은 무례하게라도 사양하련다. ⓒ erazerh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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