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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존 오브 인터레스트>(2024). 선하고 구조적으로 훌륭한 영화인 건 알겠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을 툭 건드리는 포인트는 못 찾겠다.
T보다 F를 선호한다는 건 아니고, 시네마라기보다는 잘 조립된 기계 속을 매끈하게 통과해낸 생산물 느낌? 방점이 그 기계, 즉 이미지와 사운드 간 '불협화음의 협화음'이라는 메커니즘에 찍힌달까. 물론 메커니즘 제작 자체가 몹시 창의적이고 정교한 작업이었음은 감지되지만, 지나치게 콘셉트적인 영화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진부한 악'의 이미지화, 성공적.
그렇다 보니 <존 오브 인터레스트>보다는, 이 영화 대체 왜 이러나 왜 이딴 식으로 찍었나 심드렁하다가, 최종 시퀀스에 이르러 그때까지의 내 경솔함에 치를 떨었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사울의 아들>(2016)이 더 좋다. 영화적 표현의 어나더 경지를 실감케 한, 지옥을 겉도는 얼굴-몸의 존재 이유.

두 영화 모두 중요한 배경의 어떤 소거를 다루고 있는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보이지 않는 척'의 구도화라면 <사울의 아들>은 '진짜로 눈먼 상태'의 중심을 파고드는 집착이랄까. 말장난 같긴 하지만 <사울의 아들>이 내민 생지옥의 모양이 그만큼 충격적이었다는 얘기.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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