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좀비, 바디스내처, 고어, 바디호러 등 공포물의 온갖 서브 장르를 1시간 안에 절묘하게 들어 앉힌 호러 종합선물세트. 느릿하되 묵직하게 쌓이는 중층의 서스펜스도 인상적. 해소는 의외로 경쾌한 감이 있다. 시리즈 중 일단 제일 좋음.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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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랑차랑 걸친 채, 춤을 추듯, 죽음으로 빨려 들어가는 꼴을 보아하니, 이건 대놓고 내가 좋아하는 유의 사랑 이야기 아닌가.

 

불안하고 불온하게 들끓어대는 예쁜 이미지, 입자, 무엇이든. 내용과 형식 모두 매력적으로 불쾌하다. ⓒ erazerh

 

 

* 그럼에도 굳이 매겨보자면 지마 블루(시즌1) > 거인의 죽음(시즌2) > 히바로(시즌3), 다만 시즌으로는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이번 3이 베스트(3 >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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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이 명명백백하다.

 

(약스포) 우선 단점 1.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양심에 규칙이 없다. 동네 후배 말마따나 오지랖은 넓고 머리는 나쁘고. 게임에서의 인간미 발현이나 최종 선행 또한 고뇌의 결과라기보단 그저 삐져나온느낌이다. 급조된, 무매력의 휴머니티. ‘희망을 극의 또 다른 줄기로 삼고 싶은 건 알겠는데, 최소한의 은 유지했어야.

 

단점 2. 영화든 드라마든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거짓말을 얼마나 그럴싸하게 잘하느냐다. <오징어 게임>은 각 게임의 규칙에 정성을 쏟았을지언정 그 안팎에 걸쳐진 서브플롯 의사, 경찰, 형제, VIP 을 매듭짓는 솜씨는 시답잖다. 이러면 거짓 보따리에 구멍이 나기 마련, 세계관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예상 그대로 다 맞아떨어지는 판에.

 

그럼에도 +장점. 장르적 즐거움과 삶의 실재적 비애가 성공적으로 접합됐다. 벼랑 끝 신세들 탓에 그때 그 시절 놀이를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비극성이 묻어 나오는데, 이게 생과 사가 걸린 극한에 걸쳐지니 스릴의 무게가 배가되는 셈.

 

이렇게 보면 6<깐부>는 시리즈 중 단연 압권이다. 사실상 승패가 눈에 보이므로 누구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한 구슬 게임. 이때 비열함들 사이로 삶을 스스로 내려놓으려는 단호한 결단들이 머리를 들이미는데, 서스펜스 위로 페이소스가 내려앉는 느낌이랄까. 휴머니즘 따위는 아니고 삶의 본질적 서글픔 같은 게, 훅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놀이와 인생의 공통점, 여럿이었든 어쨌든 끝에는 철저히 혼자가 돼야 한다는 사실. 쓸쓸하구나.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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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퀸스 갬빗>. 배우 한 명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라는 것의 거의 최대치를 끌어냈음에도, 끝내 ‘위 아 더 월드’ 서사가 내 취향은 아닌 걸로.

단, 에피소드3의 엔딩은 기록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엄마를 깔보며 쏘아붙이다 그대로 돌려받고, 그러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무심한 척 엄마 손을 잡고는 BGM ‘The end of the world’와 역시 무심한 듯 따뜻할 역광의 꾸밈을 받는 숏.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채 패배를 매만지는 이 숏에서, 베스 하먼의 세계관인 평면의 64칸은 마침내 훅, 부풀어 입체로서의 형상을 갖춘다.

차분한 진동. 간만의 시네마틱 경험.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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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쌓아올린 몇몇 시스템은, 대표적으로 종교는, 악행을 견고하게 떠받치기 위해 고안-축조된 거대한 핑계가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을 낳게 하는 영화.

 

그러니까, 악당이 먼저냐 변명이 먼저냐, 따위의.

 

등장인물 구도가 뭐 이렇게 나쁜 놈들로 빽빽이 짜였나 싶지만, 최근 수년의 국내외 사건사고 뉴스 중 몇 꼭지만 떠올려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긴.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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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과거는 매순간 쌓인다. (지금 막 또 쌓였다.) 자꾸만 모이는 이 과거는 어디로 갈까. 뭐, 대체로 분절돼 머릿속 곳곳으로 흩어지겠지. 즉, 기억이라는 구조.

 

이 분절들 각각은 벌어진 실재와 이뤄지지 않은 가능성들이 엉겨붙은, 마치 화합물 같은 상념 덩어린데, 몇몇은 뇌의 핵심 영역에 들러붙어 영영 떨어질 줄을 모른다. 착각과 망각과 재구성 등을 거친 이 녀석들은, 애석하게도 후회와 원망과 비관의 정서로 그득하기 십상.

 

그러다 영원히 수정할 수 없는 게 미래도 뭣도 아닌 과거로부터의 이 빌어먹을 현재, 즉 시간임을 깨달았을 때, 구더기한테 산 채로 파먹히는 돼지와 자신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비로소 받아들였을 때, 그는 아마도 ‘끝내야지’ 싶었으리라.

 

다만 그 전에, 자신의 시간을 누군가 한 번은 들러보길 바랐던 것 같다. 들러서, 훑어도 보고 어루만지면 좋았겠지. 엉망이든 말든, 살았었으니까. 물론 아무도 없었을 거. 기억, 기억, 기억, 다 혼자였다.

 

그렇게 그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시간을 공유하는, ‘떠남’의 한 방식.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곱씹을수록 (그의) 삶이 참, 쓸쓸하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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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 블루>를 마지막에 배치한 건 앞선 17, 212분에 달하는 인내의 시간을 보는 이 저마다의 삶에 축적케 하려 함이 아니었을까.(참을 인 자 17?) 점과 점을 빛의 속도로 오가는 시대, 디지털 플랫폼의 중심에서 접촉한 뜻밖의 아날로그적, 시간의 결?

 

그러고 보니 이 결이 바로 <지마 블루>의 서사를 이루는 물질인 것 같기도. , 분화, 다시 점. 디지털인 척 아날로그. 너와 나, 우주, 그 무엇이든.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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