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이 명명백백하다.

 

(약스포) 우선 단점 1.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양심에 규칙이 없다. 동네 후배 말마따나 오지랖은 넓고 머리는 나쁘고. 게임에서의 인간미 발현이나 최종 선행 또한 고뇌의 결과라기보단 그저 삐져나온느낌이다. 급조된, 무매력의 휴머니티. ‘희망을 극의 또 다른 줄기로 삼고 싶은 건 알겠는데, 최소한의 은 유지했어야.

 

단점 2. 영화든 드라마든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거짓말을 얼마나 그럴싸하게 잘하느냐다. <오징어 게임>은 각 게임의 규칙에 정성을 쏟았을지언정 그 안팎에 걸쳐진 서브플롯 의사, 경찰, 형제, VIP 을 매듭짓는 솜씨는 시답잖다. 이러면 거짓 보따리에 구멍이 나기 마련, 세계관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예상 그대로 다 맞아떨어지는 판에.

 

그럼에도 +장점. 장르적 즐거움과 삶의 실재적 비애가 성공적으로 접합됐다. 벼랑 끝 신세들 탓에 그때 그 시절 놀이를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비극성이 묻어 나오는데, 이게 생과 사가 걸린 극한에 걸쳐지니 스릴의 무게가 배가되는 셈.

 

이렇게 보면 6<깐부>는 시리즈 중 단연 압권이다. 사실상 승패가 눈에 보이므로 누구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한 구슬 게임. 이때 비열함들 사이로 삶을 스스로 내려놓으려는 단호한 결단들이 머리를 들이미는데, 서스펜스 위로 페이소스가 내려앉는 느낌이랄까. 휴머니즘 따위는 아니고 삶의 본질적 서글픔 같은 게, 훅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놀이와 인생의 공통점, 여럿이었든 어쨌든 끝에는 철저히 혼자가 돼야 한다는 사실. 쓸쓸하구나. ⓒ erazerh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