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등장한 지구상의 모든 음악 중 단 하나만 후세에 남겨야 한다면 이 노랠 꼽겠다. 최애곡은 아니지만, 인트로를 들으면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아.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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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소용돌이> 예고편. 음악이 기묘한 게 괜찮다 싶다가, 어, 이거 <유전> 엔딩 시퀀스 곡이랑 너무 닮았는데?! 해서 찾아보니 오오 역시 같은 음악감독이다. 콜린 스텟슨(Colin Stetson).
사실 <유전> 최종 씬에서 기괴함과 거룩함이 한 동전의 양면인 양 자연스럽게 붙을 수 있었던 것도 절반 이상은 사운드트랙 “Reborn”에 공을 돌려야 할 정도. 그만큼 콜린 스텟슨 이 양반, 다면성을 한 사운드에 녹여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소용돌이> 예고편의 음악도 비슷한 느낌이다. 의심하지 마, 들어와도 괜찮아, 실은 아름다운 세계야, 따위의 현혹의 사운드. 사운드에서 환희의 텐션 같은 뭔가가 고조되니, (영화 속) 광기도 그만큼 더 깊을 거란 기대감이 든다. 현실에서도 기쁨이나 평온을 설파하는 것들이 되레 불온하기 마련이니.
어쨌든 간만에 설레는 조합, 이토 준지 + 콜린 스텟슨.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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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들었는데, 듣고 또 들어도 지금도 안 질리는 노래들이 있다. 예컨대 ♬Ya gotta bullet in ya fuckin' head♬ 같은.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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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눈물이 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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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히 100번은 넘게 들은 것 같다. 그 중 열 번 정도 약간의 눈물을 흘렸고, 한 번은 아주 크게 울었다. <마더>의 엔딩신을 장식했던 트랙 ‘춤’은 그렇게 나를 정서적 과잉으로 밀어 넣었다. 이를테면 절망. 슬픈 듯 나른하거나 나른한 듯 슬프거나, 어떤 경우든 이 선율에서 얻어지는 결론은 절망이더라. 망각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추출한 주술적 사운드가 오히려 망각의 대상을 환기하라는 최면처럼 들린 탓이다.
도준 엄마는 어떨까. 시간이 저만치 흐른 후라면 진실을 게워냈음에 웃을 수 있을까. 머릿속에 켜켜이 들러붙은 죄책감들에 행여나 지금보다 더 미쳐 보이지는 않을까. 아, 물론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돈과 빽에 따라 사람을 분류하는 유기체’로서의 세계는 끄떡없을 것이다. 그 안에 던져진 개인이야 늘 그랬듯 침묵하거나, 재수 없으면 폐기될 테고. 말할 것도 없겠지만, 태생이 비천할수록 후자의 가능성은 더 크다.
그러니까, 나는 진심으로 종팔이가 불쌍하다. 추악하고도 화창한 날, 그는 나를 대신해 거기에 있다. 이 영화, 이 음악, 잔혹하다. ⓒ erazerh
춤 (from 마더 O.S.T)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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