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재인과 민주당에 학을 떼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1. '월북 = 산 채로 불타죽어 마땅'이라는 논리 회로를 일단 생성하고, 그 안에 피해자를 욱여넣음.

 

2. 팩트 발굴이나 위로에 대한 그 어떤 노력도 없었음.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 따위는 '정권의 안녕'의 발아래 것으로 여겼기 때문.

 

3. 국민의 죽음을 이용 가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 대응하고 있음을 만방에 알림. '안 그런 척'조차 하지 않음. '부끄러움'의 종말.

 

4. 결국, 민주 정부의 탈을 쓰고는 과거 쿠데타 독재자들이나 하던 걸 계승, 발전시킨 꼴.

 

5.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 아들에게 "응 느그 애비 월북", "보상금을 얼마나 처먹으려고" 등등을 내뱉은, 일부 대깨들을 사람 이하의 것으로 보게 된 계기. ⓒ erazerh

 

반응형

다시 생각해도 몸통은 누구?’ 이러면서 대장동 책임을 이재명 vs 윤석열구도로 몰아간 기획은 어질어질하다. ‘이재명 자식의 아빠는 이재명입니까? 윤석열입니까?’ 수준이었는데, 그만큼 코믹하고 기괴했는데, 이걸 또 윤으로 답하는 사람이 꽤 있었음. 실화입니까???

 

어쨌든 그분들도 원한 만큼, 대장동은 무조건 찢어 들여다보고 털어버려야.

 

낙엽이나 날리고 있는 당시 대장동 몸통 의혹인

 

반응형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교, 필터, 주객전도  (0) 2022.06.16
토끼발과 토끼  (0) 2022.04.19
심야무속회  (0) 2021.11.12
넷플릭스에 종속될까봐 걱정?  (0) 2021.10.08
 

野 보좌진들 "文, 96년생 박성민 발탁… 파격 아닌 '코미디'"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the300]] 국민의힘 보좌진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1996년생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을 청와대 청년비서관으로 발탁한 결정에 "파격이 아니라 코미디"라고 비판

news.naver.com

 

요새 펭수가 인기라며? 야 우리도 유투부활용해서 펭수같은 거 하나 내놔 알았지?”라던, 모 공공기관의 등신 같은 간부가 생각난다.

 

오직 청년(feat.페미)’이라는 글자, 기표에만 사고가 함몰되니 이딴 발탁이 나올 수밖에. “저쪽이 30대라니, 오오 우리도 투 더 ’, 오케이?” 여기에 맥락이나 근거, 공정 따위 있을 리가 없지.

 

아무래도 니들 뇌는 가장 진부한 형태로 늙어버린 것 같다. 교활하고 뻔뻔한데 끝까지 둔해빠진. , 애초에 그랬던 것 같기도. ⓒ erazerh

 

반응형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교육부 클라쓰  (0) 2021.09.02
Bee Gees - Holiday  (0) 2021.07.06
배송완료, 컴백홈  (0) 2021.06.18
RATM - Bullet In The Head  (0) 2020.12.04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골목길, 전동 킥보드 한 대에 올라탄 중학생 남녀가 지나가던 고등학생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가해 중학생 중 한 명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 2인 탑승 금지도 이미 어겼고 안전장비, 착용했을 리 만무하다.

 

천만다행으로 피해 학생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어쩌면 이 사고는 서막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SBS 모닝와이드 캡처

 

 

# 1210, 봉인해제

 

나라가 앞장서서 헬게이트(지옥문)를 오픈, 대체 무슨 생각인지

 

실제로 여기저기서 이 같은 우려가 쏟아지는 중이다. 지난 5월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1210일이면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이 원인. 개정안에 따르면 만 13살만 되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PM)를 면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속도 제한은 있지만 보호 장구 장착 의무는 없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학생이, 헬멧도 안 쓴 채, 본인과 보행자 모두를 위태롭게 만드는 좌충우돌 질주를 벌여도,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이번 개정안이 전동 킥보드의 지위를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유사한 원동기장치 자전거에서 그냥 자전거로 바꾸는 데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주 주행 적발 시 차량과 같은 처벌을 받던 게, 1210일부터는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범칙금 3만 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이용 가능 나이도 대폭 낮췄고(1613세 이상) 이륜자동차 면허증과 안전장비의 필요성마저 모두 제거했다. 유례없는 수준의 봉인해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개정 전인 지금까지만 해도 사고는 차고 넘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료를 보면 2017117건이던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 건수는 2018225건으로 두 배가 됐고, 지난해는 447건으로 급증했다.

 

사상자 역시 2017년과 2018년 각각 128(사망 4·부상 124), 242(사망 4·부상 238)에서 작년 481(사망 8·부상 473)으로 증가했다. 당장 지난 10월만 해도 전동 킥보드 탑승자의 사망 사고 보도가 3건이나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킥보드 이용량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KEMA)에 따르면 201773,800대 규모였던 국내 개인형 이동장치 판매 대수는 지난해에는 2배 이상 증가해 164,200대가 됐다. 2022년이면 2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유형 전동 킥보드의 확산세도 만만치 않은 추세. 2018150대가량이던 서울 내 기기 수가 올해는 무려 35,850여 대로 늘었다. 거리 곳곳 보이지 않는 데가 없을 정도다. 편의성도 편의성이지만, 공유경제 개념이 집약된 사업인 양 정책 수혜를 200% 입었다는 평가다.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규모가 커졌고 이에 따른 사고 건수 증가도 눈에 두드러지면, 규제로 테두리를 둘러 문제의 확률을 통제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법은 정반대로 갔다. 킥보드 제조업체들과 이해관계에 놓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 차라리 더 상식적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동 킥보드에 위험 날개를 선사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 5월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이찬열 국민의힘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관련 법안 3건이 통합돼 만들어졌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520184명이 투표에 참여, 183명이 찬성해 의결됐다.

 

정부도 힘을 썼다. 앞서 3월 대통령 직속인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5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개최,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때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자전거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이 도출됐고,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을 모으기로 했던 것.

 

갈 길을 미리 정해놓고는 다른 길은 거들떠도 안 본 느낌이다.

 

실제로 최근 JT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개정안을 의결한 의원들이 전동 킥보드를 타본 경험이 없음은 물론, 자전거와의 차이를 모르는 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안을 문제의식 없이 맞이한 꼴이다.

 

이렇듯 모르는 분야임에도 필드 한 번 안 나가보고 추진력만 귀신같이 발휘하는 걸 우리는 탁상행정이라 일컫는다. 가공된 청사진에 취한 나머지 검증도 않는 것. 이번 경우 신 비즈니스 모델 발굴 같은 성과에의 욕망, 나아가 이 새로운 탈것이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것만 같은 환상에 집단적으로 매몰됐던 건 아닐까.

 

무지의 소산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근 경찰청은 규제가 풀리는 1210일부터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 보도자료를 내고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가능하면 자전거도로로 통행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 통행 자전거용 인명 보호 장구 착용 음주운전 시 범칙금 3만원 야간 통행 시 등화장치를 켜거나 발광 장치 착용 등이다.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중과실 사고에 해당, 보험·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내 벌금에 처한다고도 전했다.

 

ⓒ erazerh

 

, 오토바이조차 인도 위를 당연한 듯 횡행하는 보행 시국에 킥보드 타는 이가 조심조심, 인도 주행을 지양해줄지는 의문.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13살이 중과실 사고를 내면 또 어떻게 처벌할 건가. 무엇보다, 애초에 없었어야 할 피해들이 아닌?

 

문제의 근원, 개정안을 다시 개정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여론이 워낙 싸늘해서일까. 새 개정안들은 속속 발의 중이다. 보호 장구와 면허의 필수화, 운전 가능 연령을 다시 만 16세 이상으로 올리고 제한속도를 20km로 낮추는 등의 내용이다.

 


 

모르는 건 잘못이 아니다. , 모르면서 밀어붙인 건 명백한 과오다. 그것도 거금의 혈세가 쓰이는 자리에서. 답은 나왔다. 우선 규제를 하루 빨리 강화-적용하되, 상식선을 넘어서는 수준의 법안이 어떻게 브레이크 한 번 없이 여기까지 왔는지 복기와 반성과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이런저런 검토를 다각도로 해주길 바라며, 이는 우리의 바람이전에 기본이어야 했다는 점도 잊지 말자. ⓒ erazerh

 

 

-------

* 이 글은 여기서도.

 

[스토리뉴스 더#]12월 10일 헬게이트가 열립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골목길, 전동 킥보드 한 대에 올라탄 중학생 남녀가 지나가던 고등학생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가해 중학생 중 한 명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www.newsway.co.kr

 

반응형

 

임차(賃借)란, 세 들어 산다는 건, 그저 물리적 공간을 빌려 쓰는 ‘거래’ 차원에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셋방살이를 반복해대면 그 구질구질함에 치이다 못 해 어느새 서글픔과 분노가 뒤섞인 무언가가 마치 내 원래 성격인 양 마음 안에 콕 박혀 버리는데, 굳이 말하자면 계약서 쪼가리에는 담기지 않는 임차인 가족 특유의 ‘상처’ 정도 되겠다.

 

이를테면 소중한 자식이 하필 하나가 아니고 둘 혹은 셋인 걸 ‘미안’해하며 집주인한테 그래도 “시끄러운 아이들은 아님”을 어필해야 하는, 부모의 그 심경을 들여다보며 생긴, 잘 지워지지 않는 염병할 정서적 얼룩 같은.

 

그렇게 집이란 놈은 물리적 크기도 크기지만 정서적으로 현격한 차이가 깃든 이분(二分)의 세계로 각인되고, ‘아늑한 집’이 아닌 ‘구질구질한 집’ 언저리에 놓였다는 태생적 불안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첫 가난’은 그런 거다.

 

물론 이건 두려움일 뿐, 환상으로 가는 다리가 아니다. 돈에 환장한 욕망과 무관하단 말이다. 환상을 버리면 된다고? 품은 적이 있어야 버리지. 그저 최악에서 한 뼘이라도 더 멀어지면 생존 확률이 올라갈까, 내 부모와 내가 느낀 기분을, 부모로서 나와 내 자식은 패스하길 희망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생존의 길이 좁아진 데 일조한 자들이, 아파트 환상을 품어도 나보다 수천 배는 더 품었을 자들이, 집이고 정서고 따질 필요 없는 평온한 곳에 저마다 높은 성을 쌓아 들어앉은 자들이 ‘세 들어 사는 삶’ 찬양에 여념이 없다.

 

그것도 제일 예쁘고 깔끔한 임대주택 하나 골라 카메라 끼고 ‘이 정도면 살만 하네’ 따위의 멘트를 첨부하면서.

 

이제 난, 그들이 적폐로 지정한 자들한테서 종종 감지된 처량한 수준의 상황파악 능력과, 아울러 정치적 계산 앞에서 제한 없는 뻔뻔함을 자랑하는 얼굴가죽을, 되레 그들에게서 본다.

 

&이게 내 마지막 실망이다. ⓒ erazerh

 

반응형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송완료, 컴백홈  (0) 2021.06.18
RATM - Bullet In The Head  (0) 2020.12.04
구역질에 목이 멘다  (1) 2020.11.20
얄팍한 잡소리  (0) 2020.11.16

평생 단 한 순간도 (갖가지 유형의) 세입자 그룹이 아니었던 적이 없어서일까. 어떤 불안들이 몸에 밴 나로서는, 그들의 가난 고백이 뭔가 낡고 진부하고 납작한 슬랩스틱 스플래터 같다.

 

더는 우습지도 역겹지도 않은. 대충 꺼져주면 참 좋겠다 싶은. erazerh

 

 

반응형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효 - 청춘(live)  (0) 2020.10.30
우리는 왜 ‘조두순’에 분노하는가  (0) 2020.10.28
상식 실종  (0) 2020.07.08
TV, 가방, 惡이라는 룰  (0) 2020.06.04

자칭 보수당이 패배한 근본적인 원인. , .., 세 음절이면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타인에게 내가 이렇게까지 비쳐서는 안 되겠다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정도는 갖춰야, 우리는 사람의 탈을 썼다고 해준다. 이게 없으면 범죄자 되는 거고.

 

미래어쩌고당 인물들이 딱 그 수준이다. 염치의 하한선이 부재하다. 늘 없어왔고 앞으로도 영영 없을 것. 아마 친일·반민주 짓만 골라 해대도 반공틀만 갖다 대면 보수와 정의와 선인 양 둔갑할 수 있다 보니, 그렇게 해처먹다 보니, 빳빳한 모가지와 추악한 심보, 보신(保身)지상주의가 DNA에 새겨진 게 아닐까 싶다만.

 

그리고 그 관성은 하다하다 자식 잃은 부모 면전에 시체장사’, ‘거지근성을 내뱉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지옥에서 심혈을 쏟아 제작한 핸드메이드라 해도 이보다 상스럽고 저열하고 악랄하게는 못 만들겠다 싶을 정도의 주둥아리들을, 그렇게 놀리니, 몰염치의 최극단을 연일 갱신해대니, 어찌 안 망하겠나. 아니, 아직 아니지. 진짜로 망해야지. 먼지 한 톨만큼의 존재감도 가져서는 안 된다. 니들은. 그래야 한다. erazerh

 

 

반응형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그콘서트, 향숙이  (0) 2020.05.29
나만의, 거룩한, 도덕-시스템  (0) 2020.05.17
촉법소년, 기울어진 인권의 운동장  (0) 2020.04.02
‘교화’라, 글쎄올시다  (0) 2020.03.23

경제 활동의 주체’.

 

학창시절 배운 기억들 나실 런지 모르겠지만, ‘가계-기업-정부를 통칭하는 이 말을 교과서 밖으로 끄집어내야 할 것 같다. 3주체, 즉 경제라는 무대 위 등장인물 모두가 유례없는 위기에 빠진 탓이다.

 

한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나 싶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20일 신천지대구교회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부터 확산 일로로 치닫고 있다. 위협은 실재가 됐고 경제 활동의 각 주체들은 공포를 느끼는 중. 마음껏 움직일 수가 없다.

 

렇게 북적거리던 도심은 한산해졌고 각종 행사와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됐다. 공장은 기계를 멈췄으며 가게들은 셔터를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겨울이 제대로 된 추위도 없이 시답잖게 끝나나 싶었는데, 웬걸 돈의 흐름은 봄이 다 돼서야 강추위를 만나버렸다. 말 그대로 프로즌(frozen), 경제 주체가 다 얼어붙었다.

 

말 그대로 <frozen>

 

우선 일반 가정을 의미하는 가계. 한국은행이 2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96.9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급락했다.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의 주관적 기대 심리가 과거(2003~전년 12) 평균보다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낙폭은 2008년 조사 이래 세 번째로 큰 것으로, 20156월 중동 호흡기증후근(메르스) 발생 때와 같은 수치다. 비관 심리가 그만큼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의미.

 

아울러 현재경기판단 지수와 향후경기전망 지수의 하향세가 두드러졌는데, 각각 전월 대비 12포인트와 11포인트가 하락한 6676으로 집계됐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물론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이 모두 비관적이라는 뜻. 돈을 쓸 데도, 쓸 마음도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지금의 암울함이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걸로 보는 셈인데, 문제는 이번 조사가 210일부터 17일 사이에 이뤄졌다는 점. 확진자수가 급증하기 이전임을 감안하면 실질적 수치는 훨씬 더 악화됐을 게 자명하다.

 

 

불황의 그림자를 최전선에서 맞이하는 이들, ‘자영업자는 또 어떨까. 이들의 체감 경기는 더 어둡다. 자영업자의 2월 가계수입전망은 87, 한 달 전보다 8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목을 잡은 20093(79) 이후 가장 낮은 수치. 메르스 사태 때의 94만 못 하다.

 

사실 자영업 쪽은 굳이 숫자를 들추지 않아도 그 불황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기는 하다. 음식점이나 주점 업종의 경우, 손님이 전무한 시간이 매우 길어졌다. 배달에 치중하는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하루 종일 문을 열어놔도 매출이 ‘0’인 곳이 적지 않다.

 

가게를 열 수도 닫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226일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즉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 경기에 관한 수치를 발표했다. 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 반대는 악화 예상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한은에 따르면 제조업의 2월 업황BSI65. 전월 대비 11포인트 감소했다. 다음 달 업황전망BSI 또한 698포인트가 줄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1월의 기대감이 바로 붕괴된 셈. 대기업(-11포인트)과 중소기업(-11포인트), 수출기업(-13포인트) 및 내수기업(-10포인트)을 가리지 않고 기업 심리 전반이 무너졌다.

 

비제조업이 느끼는 공포도 못지않다. 비제조업의 2월 업황BSI649포인트 하락했고, 다음 달 업황전망BSI(68)도 전월 대비 6p가 떨어졌다. 역시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20156월의 -11포인트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 부진과 국내외 여객 감소 등으로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 지수가 큰 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물론 심리에서 그치는 건 아니다. 중국공장에서 부품 수급을 못 받아 문을 닫은 자동차공장과 하청 업체들, 확진자가 다녀가는 바람에 문을 걸어 잠근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직원 중 확진자가 나와 폐쇄된 사업장들. 위기는 실체다.

 

 

이처럼 경제 활동 주체의 양 축인 가계와 기업이 휘청거리는 시기, 나머지 한 주체인 정부는 뭘 하고 있을까?

 

정부 또한 아프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전에 없이 뜨겁다. 국가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전 부처가 코로나19만 보고 움직이고 있다. 대구와 경북 청도는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병상과 인력, 장비, 방역물품 등 모든 필요 자원을 지원받는다. 메르스(116,000억 원)에 버금가는 슈퍼 추경 편성도 확실시된다.

 

다만 성급한 낙관론을 펼친 뒤 곧바로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는 점, “대구·경북 봉쇄”, “중국서 온 한국인이 원인따위의 없던 정도 떼도록 만들 법한 보건당국 및 여권의 말들, 마스크 가격 폭등과 수량 부족 현상이 제때 해결되지 못했다는 것, 다른 나라로부터 바이러스 대우를 받은 국민들의 상처 등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부지런하고 투명한 방역 체계,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현장 밀착형 공무원과 관련 종사자들의 노고는 인정받아 마땅할 터. ‘신천지라는 비상식적 집단의 게릴라성 행보가 정부의 어깨를 부지불식간에 짓눌러버린 점도 부정하기는 어렵다.

 

ⓒ 위키피디아

 

이렇듯 경제 활동의 3주체 모두가 곤란한 상황. 일단은 회복이 급선무다. 식상한 말이기는 하지만, 우리 민족은 늘 어려울 때 강했다.

 

지금도 그러는 중이다. 대구 의사회장의 호소 하루 만에 250명의 의료인이 대구로 자원봉사를 나선 것, 고통 분담 차원에서 당분간 임대료를 내리겠다는 건물주들, 뒤질세라 마스크 지원을 주고받은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

 

위기가 없는 게 최선이겠지만, 일단 터져버렸고, 해결해야 하며, 그럴 역량이 우리에게는 있다. 이제 시작이다. ⓒ erazerh

 

 

-------

* 이 글은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뉴스 #더]2020 코리아, 코로나 공포에 유례없는 ‘겨울-봄’ 맞이

‘경제 활동의 주체’. 학창시절 배운 기억들 나실 런지 모르겠지만, ‘가계-기업-정부’를 통칭하는 이 말을 교과서 밖으로 끄집어내야 할 것 같다. 3주체, 즉 경제라는 무대 위 등장인물 모두가 유례없는 위기에 빠진 탓이다. 한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나 싶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월 20일 신천지대구교회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부터 확산 일로로 치닫고 있다. 위협은 실재가 됐고 경제 활동의 각 주체들은 공포를 느끼는 중.

www.newsway.co.kr

 

반응형

+ Recent posts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