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미쳤다고 그래 모두 그래 다들 그래 맞아 그래 난 더 미치고 싶어의 진짜 미친년 버전. , 지우개를 너무 쉽게 쓰다 보니 타임워프로서의 체계도 못 잡은 채 엉뚱한 것들마저 지워버린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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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라는 것들은 비극적이게도 대개 도달 즉시 소멸한다. 딱 그 지점, 예정된 몰락의 시간을, 추적추적 더듬어가는 영화. 쉽게 말해 인류의 불가피한 경험으로서의 ‘현타’를, 신화적으로 고찰하기. ⓒ erazerh

 

 

* <더 위치>에 이어 이 작품까지 굿. 이렇게 로버트 에거스는 아리 에스터(유전, 미드소마)와 더불어 2010년대 이후 이 분야에서 유이하게 날 기대하게 만드는 감독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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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잔혹’과 ‘순수’, ‘무규칙’과 ‘질서’, ‘야생’과 ‘문명’, 무엇이든, 세계를 두 겹으로 나누고 그 사이에 중간지대를 끼워 넣은 채 양측 간 ‘공명’의 가능성(또는 불가능성)을 시종일관 테스트해대는 영화.

 

단, 인물들은 심리적 토대가 거의 감지되지 않을 만큼 즉흥적으로 행동하는데, 그러다보니 ‘주체적 존재’이기보다는 감독이 상정한 판타지적 세계관, 그 안에 종속된 일종의 ‘말’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보랏빛 하늘 - 아름답되 위험천만한 농촌, 구수한 말투의 악, 스톡홀름과 롤리타 신드롬이 반반 깔린 정서, 이 정도면 이 바닥에서 꽤나 클리셰 아닌가. 그래서인지 핏방울 옆에 꽃잎을 그려 넣는 대목에선, (아마도 의도됐을) ‘이질적인 것들 간 조합에 따른 매혹성’ 대신 ‘예쁘게 그로테스크하지 아니한가?’ 따위의 자아도취부터 느껴진 게 사실.

 

코엔 브라더도 언급들 하는데 시체 나오고 무덤덤하면 맨날 코엔이래. 그 형제가 언제 이런 식으로 ‘자빠뜨리고’ 땡, 했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의아하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빌드업’과, 다짜고짜 ‘넘어졌는데 죽음ㅇㅇ’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거리감이 있다는 것만 재확인.

 

아무튼 만듦새까지 안 가도 ‘그로테스크 순정극’ 유의 새로운 듯 낡은 정서나, 인간의 선한 면을 찾겠다는 관성적 의지 탓에 애초에 내 취향&윤리적 기준에서 탈선. 쩝.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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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노동자의 어떤 불안을 증폭시켜 사람과 괴물이 동전의 앞뒤마냥 한몸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련되거나 정교하진 않지만 불안하게 끈적거리는 것이 나쁘진 않은.

 

, 딱 이 영화(2001)<머시니스트>(2004)까지. 아무래도 브래드 앤더슨은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초기에 다 써버린 것 같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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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쌓아올린 몇몇 시스템은, 대표적으로 종교는, 악행을 견고하게 떠받치기 위해 고안-축조된 거대한 핑계가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을 낳게 하는 영화.

 

그러니까, 악당이 먼저냐 변명이 먼저냐, 따위의.

 

등장인물 구도가 뭐 이렇게 나쁜 놈들로 빽빽이 짜였나 싶지만, 최근 수년의 국내외 사건사고 뉴스 중 몇 꼭지만 떠올려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긴.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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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과거는 매순간 쌓인다. (지금 막 또 쌓였다.) 자꾸만 모이는 이 과거는 어디로 갈까. 뭐, 대체로 분절돼 머릿속 곳곳으로 흩어지겠지. 즉, 기억이라는 구조.

 

이 분절들 각각은 벌어진 실재와 이뤄지지 않은 가능성들이 엉겨붙은, 마치 화합물 같은 상념 덩어린데, 몇몇은 뇌의 핵심 영역에 들러붙어 영영 떨어질 줄을 모른다. 착각과 망각과 재구성 등을 거친 이 녀석들은, 애석하게도 후회와 원망과 비관의 정서로 그득하기 십상.

 

그러다 영원히 수정할 수 없는 게 미래도 뭣도 아닌 과거로부터의 이 빌어먹을 현재, 즉 시간임을 깨달았을 때, 구더기한테 산 채로 파먹히는 돼지와 자신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비로소 받아들였을 때, 그는 아마도 ‘끝내야지’ 싶었으리라.

 

다만 그 전에, 자신의 시간을 누군가 한 번은 들러보길 바랐던 것 같다. 들러서, 훑어도 보고 어루만지면 좋았겠지. 엉망이든 말든, 살았었으니까. 물론 아무도 없었을 거. 기억, 기억, 기억, 다 혼자였다.

 

그렇게 그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시간을 공유하는, ‘떠남’의 한 방식.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곱씹을수록 (그의) 삶이 참, 쓸쓸하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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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압의 시대, 나쁜 위계의 틈에서 건져 올린 추억의 착한위계는, 그녀()한테 위로가 됐을까? 정말? ‘여성연대라는 매혹의 양대 키워드, 그 위세에 주종(主從)’ 구조에서 오는 근본적 비극성이 밀려나는 모양새.

 

부잣집 도련님 머릿속에 달린, 방울방울 추억 따기. 타자화를 아련함과 선의로 빚어내면 이런 영화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2010년대 과대평가 갑 영화 중 하나.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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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믿음은, 모든 걸 왜곡하는 렌즈가 되거나, 나와 세계 사이에 가림막 같은 걸 쳐버린다. 그렇게 인식 불능에 빠진 시대와, 마녀라는 모종의 출구. 이를테면 원인과 결과의 전도(轉倒)에 관한 영화. ⓒ erazerh

 

 

* 중세 배경(!)의 호러물이지만 작금의 정신 나간 맹신들, 그 작동원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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