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옮기고 지난 4년 간 쓴 글을 하나하나 되돌아보며 느낀 점은, 내가 더 회의적으로 변했음이 명백하다는 사실이다. 글들에 담긴 내 심경의 흐름을 볼 때 그렇다. 그러니까, 난 자본주의의 천박한 질서에 조금 더 많이 식겁하게 됐고, 인간이라는 종에서는 악마다움을 조금 더 많이 발견하게 됐다. 나아가 삶 자체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어떤 지리멸렬한 경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내 아이, 이 아이의 천진한 웃음만이, 지킬 가치가 있는 세상 유일의 것이라고 종종 믿어버리고는 한다.

누군가 말했었다. 넌 세상 살기가 쉽지 않겠구나. 나도 잘 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바꿔보려 노력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겪은 못돼먹은 일들에, 안 그래도 삐딱한 내가 과잉 화학반응하지 않을 길은 없더라. 아닌 건 아니다. 문제는 그 대상이 너무 많아졌다는 점. 나름대로 비극이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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