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잊지 못 할 장면 10

니야님에게서 트랙백~


1. <쇼생크 탈출> - 앤디와 레드가 해변에서 조우하는 장면
기나긴 고통에서 빠져나온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그런 경지의 삶의 가치. '자유'라는 단어, 그 의미가 몸과 마음으로 마구마구 흡수된다.

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마지막에 등장하는 태아
인류, 테크놀로지, 그리고 오류. 이제 다시 시작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SF의 여전한 최고 장면.

3. <시티 오브 갓> - 까벨레이라가 죽는 장면
시티 오브 갓 그 어디에도 탈출구는 없음을 명백하게 드러내는 시퀀스. 사실주의 회화적 공간과 죽음을 바라보는 쓰라린 감성이 공존하는 장면이기도.

4. <사랑의 추억> - 남편을 향해 달려가는 마리아
현실에서 환상으로, 환상에서 현실로. 그 모호한 교류를 결정짓는 비극적 결말. 오종의 바다 관련 시퀀스들은 거의 다 마음에 들지만, 이 엔딩 신은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5. <흔들리는 구름> - 라스트 신
포르노그라피의 클로즈업과 롱테이크를 빌려, 규정지을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을 한 순간에 쏟아내고 교차시키는, 강렬하고도 섬세한 엔딩.

6. <넘버3> - 최민식과 한석규가 한판 붙고난 후, 그네에 앉아 대화하는 장면
“니들만이 깡패새끼는 아니야…”로 시작하는 최민식의 진솔한 토크. <넘버3>의 가공할 캐릭터들을 떠올려보건데, 이후에 등장한 수많은 깡패영화 속 깡패들은 넘버10 수준에도 못 미친다.

7. <게임의 법칙> - 공중전화 박스 신
사이판 보내주기는커녕 개죽음을 선사하고야 마는 비열한 거리. <칼리토>의 마지막보다 더 좋다.

8. <링> - 사다코의 눈
놀라 죽는 줄 알았다. 사다코는 많은 韓日 호러물에 여전히 출연중이시라는...

9. <유주얼 서스펙트> - 반전이 이루어지는 장면
영화 내내 이어지던 내러티브가 붕괴되고 순식간에 또 다른 내러티브가 창조된다. 그저 경악스러울 뿐이다.

10. <터미네이터2> - 터미네이터가 자살(?)하는 장면
자살하는 기계를 담은 영화들은 거의 다 멋진 작품이라는 공식(?). 90년대와 2000년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은 엔딩.


순위는 무작위. 언뜻 떠오른 것이 이 목록입니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잊지 못 할 장면 100도 가능할 듯싶네요. 새삼 느꼈습니다. 영화 속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은 정말 많다는 걸.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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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또 지나가고 있네요. 마땅히 정리할 건 없고, 그냥 올해 국내에 개봉된작품 중 베스트 10 영화를 꼽아봤습니다(순위는 무작위). 관련글이 있는 영화는 링크 걸어놨습니다.

1. 밀리언 달러 베이비

2. 사이드웨이

3. 쿵푸 허슬

4. 몽상가들

5. 시티 오브 갓

6. 친절한 금자씨

7. 거북이도 난다

8. 이터널 선샤인

9. 브로큰 플라워

10. 흔들리는 구름(정식 개봉작은 아니지만, 마땅히 꼽을 영화가 없어서 넣었습니다)


# 11위 정도에는 <킹콩>,<여자, 정혜> 등이 있습니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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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 추락하는 건 중요치 않아. 어떻게 착륙하는가가 문제지."

영화 <증오>에 나온 내레이션이다. <시티 오브 갓>의 아이들 역시 착륙을 꿈꾸지만 결국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신의 도시' 어느 곳에도탈출구는 없기 때문이다.

# 영화 초/중반부를 장식하는 텐더 트리오, 그 중 까벨레이라가 죽는 장면은 탈출구가 없음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장치이면서 그 자체로 서정적이고 슬픈 프레임이 되는 묘한 효과를 불러온다. 불안하긴 해도 나름의 미래를 위해 까벨레이라가 여자친구와 함께 도시를 벗어나려 하는 그때, 경찰의 총격은 시작된다. 애절하고 슬픈 음악이 퍼지는 가운데 까벨레이라는 총에 맞고 피를 흘린 채로 ‘시티 오브 갓’의 사막과도 같은 풍경을 가로지른다. 카메라는 애절한 듯이 흔들리는 롱테이크로써, 달리는 까벨레이라와 그를 둘러싼 작은 집들, 황량한 색채의 이미지를 동시에 바라본다. ‘시티 오브 갓’ 그 어디에도 탈출할 곳은 없음은 바로 이 처절한 미장센에서 명백하게 증명된다. ⓒ erazerh


총을 맞고 도망치는 까벨레이라, 그리고 사막과도 같은 풍경.

그러다가 한방 더 맞고...

피 흘리며 달려가 보지만 어디에도 갈 곳은 없다.

이곳이 '시티 오브 갓'. 저 끝에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밝은 하늘에 드리운 먹구름이 상징적이다.

'사막에 외로이 던져진 시체'로서의 까벨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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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영화인 줄 알았는데 김공주의 영화였다.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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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허무의 정점에 다다르고 마는 영화. 아! 슬프기도 하여라.













엔딩 이전에 나갔어야 했다. 중간 깊숙이 배정된 좌석을 탓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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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리 린든 (Barry Lyndon, 1975)
감독: 스탠리 큐브릭
배우: 라이언 오닐, 마리사 베렌슨

<배리 린든>... '영상이 가장 아름다운 영화'를 꼽을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영화다. 스탠리 큐브릭은 붓 대신 카메라 렌즈를 통해, 18세기 유럽의 풍경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스크린에 '그려넣었다'. 촛불과 자연광만을 사용한 조명, 세트, 그리고 배우의 분장까지 그 모든 것은 한데 어울려, '사실적이고도 아름다운 영상 재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 erazerh

* 아이러니한 것은, 이처럼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담아낸 궁극적 목적이 결국 시스템을 향한 큐브릭의 철저한 냉소(시대를 가리지 않는)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물론 그의 다른 영화에서처럼 인간 군상들은 시스템의 창조자, 혹은 부속품의 역할을 기꺼이 수행하며 잘못된 역사를 이어가고 있고.

* 스탠리 큐브릭(혹은 데이빗 린치)의 작품들 하나하나를 부족한 솜씨로나마 글로 옮기고 싶지만, 바쁘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닥터지킬님의 부지런함을 본받아야겠다.^^


스틸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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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The Hairdresser's Husband / Le Mari De La Coiffeuse, 1990)
감독: 파트리스 르콩트
배우: 안나 갈리에나, 장 로슈포르


많은 영화 포스터를 봐왔지만, 아직까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만큼 '사랑스러운' 포스터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다. 빛과 색상, 질감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숨김'과 '드러냄' 사이에 묘하게 걸쳐있는 신체적 아름다움... 게다가 문자의 배열마저 사랑스럽다.

근데 웃긴 건, 아직도 이 영화를 못 봤다는 것.ㅡㅡ;; 그리고 <미용사의 남편>이라는 제목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나 외에는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는 것. <미용사의 남편>으로 출시됐다면 10년 전에 벌써 봤을 텐데...ㅜ.ㅜ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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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선명한 색상, 평화로운 풍경 뒤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잿빛 욕망. 그리고 광기와 부조리의 관찰자인 동시에 창조자인 인간들. 모호하고 기묘하면서도 뚜렷이 각인되는 이미지. 영화 속 두 세계의 명암, 채도가 더 이상 구분되지 않을 때, 이상하게도 영화와 현실 간 경계도 흐릿해진다. 컬트한 영화에 컬트한 세상. ⓒ erazerh

Welcome to Lynch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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