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9 프로야구가 타이거즈의 'V10'으로 막을 내렸다. 9회말 1아웃 나지완의 등장, 전 타석에 감도 잡았다 사기도 충전했겠다, 부담을 한결 덜어낸 겁 없는 새끼 호랑이가 힘을 잔뜩 머금은 상황. 만만치 않겠다 싶어 볼넷 주는 한이 있어도 어렵게 가야 한다고 봤는데, 결국 가운데 높은 공이 밋밋하게 들어갔고 나지완은 놓치지 않았다. 물론 채병용이 그렇게 던지고 싶어 던지진 않았겠지. 아무튼 라이온즈가 부재함에도 상당히 흥미진진했던 이번 시리즈는, 그렇게 '한 방'에 끝났다.

2. 그렇다. 난 SK를 응원했다. 민주주의 후퇴와 타이거즈 우승이 비례한다는 점에서 시즌 중 KIA의 우승을 바랐던 적도 있지만, 한국시리즈 전후로 경기장 안팎에 SK 매도 바람이 너무할 정도로 불어 닥친 탓에, '악'으로만 호명되는 이 팀을 또다시 내버려 두기란 쉽지 않더라. 합의사항 졸로 보는 SK 구단 같은 악마적 기사에 식겁하기도 했고.

3. SK 응원의 또 다른 이유는 KIA '순둥이' 김종국이다. 어찌나 순한지, 때와 장소와 분위기 따위 아랑곳없이, 아이고, 선배님이셔서 으르렁대는데, 솔직히 많이 모자라 보인다. 역겹기 전에 민망부터 하다. 그런 건 '선배'도 '남자'도 아닌 그냥 '깡패'가 하는 짓이다. 모쪼록 KIA 주전 2루수는 쭉 안치홍이길 바란다. 물론 그럴 테지만. 그런데 만약 김종국이 SK 선수였다면 어땠을까. 최소한 '순둥이 김종국이…'라는 표현은 찾아보기 힘들었겠지.

4. 이종범, 나지완, 채병용의 눈물이 아직 아른거린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김성근 감독의 그렁그렁한 눈이다. 그를 울린 것들이, 내년에는 그를 웃게 만들까.

5, 한국시리즈 7차전의 워스트는, 하필이면 생중계를 SBS가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0. 양신과 선 감독이 내년에도 사이좋게(?) 갈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된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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