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대결이 드디어 성사됐다. 삼성 VS 한화.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시기로 유명했던 두 팀이 드디어 그놈의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고야 말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0회 진출, 그 중 2회 우승. 한화(빙그레)는 5회 진출, 1회 우승. 물론 두 팀에게는 해태와 세 번 맞붙어 세 번 모두 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니까 해태의 9번 우승, 그 중 6번의 그늘에는 삼성과 한화 선수들의 눈물이 있었다(난 선동렬과 해태가 정말 미웠다ㅜ.ㅜ).

어린 시절, 삼성 라이온스의 열혈팬이었던 내가 삼성 다음으로 좋아한 팀은 당연히,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던 빙그레 이글스였다. 영원히 준우승 주변만을 맴돌 것 같았던 삼성과 빙그레. 둘 중 하나라도 우승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 간 맞대결뿐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고, 나는 그 대결이 성사되기를 어린 마음에 정말 진지하게 기원하기도 했다.

세월은 흘러 야구에 대한 나의 관심은 시들었고, 그 사이 삼성과 한화는 우승의 달콤한 맛을 이미 경험해봤으며, 예전 그 선수들은 이제 그라운드에 없지만, 어쨌든 어릴 때 꿈꾸던 그 맞대결은 마침내 사흘 앞으로 다가오고야 말았다. 왠지 설레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간만에 열심히 응원하며 지켜볼 계획이다(양신 화이팅).

일단은 쉬면서 전력을 가다듬은 삼성이 유리해 보인다. 김한수, 진갑용, 심정수 등 부상선수들이 컨디션을 되찾을 시간을 가졌다는 점은 그렇다 쳐도, 안 그래도 철옹성이었던 권오준, 오승환이 휴식마저 취했다는 점은, 한화에게는 예전 선동렬의 포스 못지 않은 큰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다. 여기에 권혁마저 제 구위를 되찾아온다면, 시리즈는 의외로 쉽게 마무리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던가. 찌라시가 붙인 '타짜'라는 명칭마저 애교로 만들어버리는 야구의 달인. 탁월한 수읽기와 투수교체를 자랑하는 김인식 감독 아닌가. 대구 1, 2차전을 1승 1패로만 가고, 김인식의 용병술 아래 노장과 젊은 선수들이 의기투합한다면, 한화의 V2는 어쩌면 다음 주중에 달성될 수도 있다. 결과야 어쨌든,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고의 명승부를 펼쳐주길. ⓒ erazerh



# 왠지 2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까지 갈 것만 같다.

위풍당당 VS 회장님.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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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로서 모범이 될 만한 꾸준함과 성실성은 물론, 선수협 때 보여준 행동력까지. 현재 프로야구 선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양준혁이다. 93년 머리에 맞는 헬멧이 없다는 소문과 함께 등장한 괴물신인. 해태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심하게 부진, '영양가 없는 타자'라는 수식어가 슬슬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아마도 그 해의 일일 것이다(당시 부상을 달고 있었다...ㅜ.ㅜ). 물론 그 이후에도 몇몇 중요한 경기에서 찬스 때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양준혁'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결정적 임팩트가 드물었을 뿐, '영양가 없는 타자'로까지 폄하될 수준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망을 하다가도 '이번에는 뭔가 보여주지 않을까?'라고 내심 믿어왔던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시즌 내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준혁은 지난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3차전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3점포를 날려주었다. 그것도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히던 몸쪽 무릎으로 완벽히 제구된 공을 받아쳐서!(해설자가 이재우의 공이 한 가운데 몰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기는 했다) 물론 2002년 이승엽과 마해영의 홈런보다 덜 극적이기는 했지만, 그 홈런은 어쨌건 내가 본 한국시리즈 홈런 중 단연 최고였다.



이번 시즌 다시 '제8의 전성기'를 맞은 양신은 안타를 칠 때마다, 볼넷을 얻을 때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오늘은 안타 하나를 기록, 장종훈이 갖고 있는 최다루타 기록에 한 개 차이로 다가섰다. 올 시즌 꾸준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첫 MVP 등극도 가능하지 않을까.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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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삼성 대 두산의 경기. 작년 시리즈에서 만난 팀들답게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12회 연장 끝에 1:1로 무승부를 기록. 9회 등판한 오승환이 세이브 기회를 날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박한이 등 외야수들의 멋진 수비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야구장 내야 전경. 투수는 아마도 하리칼라, 타자는 식별 불가능.



양준혁이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전날까지 잘나가더니 이날은 5타수 무안타를 기록. 그래도 역시 '위풍'은 '당당'했다...

   


양준혁의 타격 장면. 어두운데다 멀리서 심하게 당겼더니 사진이 영 엉망이다.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체가 상체를 잘 받쳐주고 있다는 점과 오른쪽 어깨가 열리지 않았다는것 정도는알 수 있다. 최근 컨디션이 좋다는 증거(그러나 이 타석에서도 아쉽게 땅볼아웃).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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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과 마이클 조던의 매치업. 물론 지금은 볼 수 없다. NBA 올타임 올스타를 꼽는다면 당연히 베스트 5로서 백코트를 책임질 두 선수... 그립다.

# 단지 어린 시절 영웅들에 대한 추억 때문에 '그 때'가 그리운 것은 아닐 터. 그 시절 공기와 지금 공기는 시간의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구석이 너무 많다.


오랜만에 해본 NBA LIVE... 두 MJ를 흉내내봤다. 그런대로 비슷하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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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캐나다에서 벌어진 Raw에서 숀 마이클스가 호건에게 샤프슈터를 (매우 어정쩡하게) 걸고 있는 꼴사나운 모습은, 필연적으로 한 선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비록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의 테마가 울려 퍼졌을 때의 감격이란!).

헐크 호건이 이기네, 워리어가 이기네, 혹은 마초맨이 오락에서 가장 좋으니 실제로 마초맨이 제일 세다는 등, WWF 슈퍼스타들의 내공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초등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시절, 역시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헐크 호건도 워리어도 아닌 '브렛 하트'라는 선수였다. 레슬매니아 4(아마도 88년)였던가. 배틀 로얄에서 "배드 뉴스" 브라운에게 배신당해 준우승에 머물고 만, 한 젊고 잘생긴 선수가 분을 이기지 못해 브라운을 묵사발내고 우승 트로피를 다 부숴버리는 광경을 본 나는 그 젊고 잘생긴 선수의 팬이 되리라 결심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브렛 "히트맨" 하트(Bret "The Hitman" Hart)였다. 이후 상당기간 동안 'Hitman'의 뜻을 '인기가 많은 사람' 정도로 착각하고 살기는 했지만.

릭 플레어를 꺾고 처음으로 챔피언에 오른 것을 비롯해 5차례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브렛의 경기력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역대 최고의 경지였다(프로레슬링은 물론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쇼다. 하지만 액션의 수준에는 분명히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 WWE에서 경기력 뛰어난 선수를 꼽으라면 크리스 벤와, 커트 앵글 정도..). 97년 서바이버 시리즈의 '더블 크로스' 사건으로 '안 좋게' WWF를 떠나기 전까지... 브렛 하트는 악역이든 선역이든 맡은 바 역할에 끝까지 최선을 다 했던, 극강의 테크니션이자 프로 중에 프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현재 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그를 링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뇌진탕에 오토바이 사고 등 갖가지 불운이 그를 괴롭힌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링에 오르기에는 여전히 그의 몸과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듯하다. 57년생이라는 나이도 걸리고... 그러나 많은 올드팬이 그렇듯, 나 역시 단 한번만이라도 브렛의 검은 가죽재킷과 선글라스를, 그리고 마지막 샤프슈터를 보고픈 소망은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 erazerh

The Best There Is, The Best There Was, and The Best There Ever Will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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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한 후보는 심정수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는 말이 있다. 박빙의 승부에서 터지는 큰 것 한 방은 팀에게도, 관중에게도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2005년, 그 감동을 가장 많이 만들어낼 선수는 누구일까. 올해의 홈런왕 후보들을 살펴보자.


가장 강력한 후보는 역시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4번타자 심정수다. 심정수는 처음으로 30홈런을 넘긴 99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총 199개의 아치를 그렸다. 시즌 당 33번꼴로 담장을 넘긴 셈. 2003년에는 이승엽과 치열한 경쟁 끝에 자신의 최다이자 역대 세 번째로 많은 53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정수는 그 해에 자신의 힘을 과시했음은 물론, 심한 견제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며 꾸준함과 선구안 능력 또한 증명해냈다. 그가 124개의 사구를 얻어내는 동안 당한 삼진은 63번뿐이었다.(이승엽은 사구 101개, 삼진 89개를 기록했다). 심정수는 또한 통산타율 0.296를 자랑할 만큼 정교한 타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승엽이 빠진 지금, 홈런에 관한 한 심정수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다. 펜스 거리가 비교적 짧은 대구구장으로 둥지를 옮김에 따라 그의 홈런왕 등극은 어느 때보다도 유력해 보인다. 시즌 초반부터 폭발하거나 경쟁자가 따라 붙는다면 이승엽의 56호 기록 또한 충분히 넘볼 만 하다는 평가다. 좌익수로 포지션을 변경, 수비부담을 줄여준 선동열 감독의 배려 또한 긍정적 요소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심정수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60억 몸값에 맞는 활약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홈런에 대한 주변의 기대치에 자칫 제 페이스를 잃을 우려도 있다. 무릎부상의 짐을 완전히 떨쳐 버렸냐는 점, 김한수‧진갑용‧조영훈 등이 거론되는 5번타선의 지원 여부 또한 변수다.

“팀 승리와 포수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홈런왕은 지난해가 마지막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성적에 그다지 미련 두지 않을 것임을 언급했지만, 박경완(SK 와이번스) 역시 유력한 후보다. ‘4연타석 홈런’의 기록이 말해주듯, 폭발력에 관한 한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포수라는 위치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력손실이 많긴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선두권 유지만 한다면 언제든지 세 번째 홈런왕 등극도 노려볼 만 하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루벤 마테오의 경우에는 초반 한국야구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 마테오는 부상전력 때문에 메이저리그 정상급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6년간 295경기를 뛴 경험과 더 성장할 수도 있는 젊은 나이(27)를 감안할 때 홈런왕 후보로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현재 시범경기 홈런부문 1위(3개)에 오르며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부진을 씻으려는 기아 마해영, 작년과 달리 든든한 4번을 뒤에 둔 삼성 양준혁, 한화의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 마크 스미스 등도 언제든지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강타자들이다. 또한 팀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거듭난 SK 이호준, 한화 김태균 역시 새로운 홈런킹 등극을 꿈꾸고 있다.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승엽’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역대 23시즌 동안 타자가 MVP를 차지한 것은 모두 16번. 그 중 14번의 MVP를 홈런왕이 가져갔다. 그만큼 홈런타이틀을 향한 팬과 언론의 관심은 뜨겁다. 2005년에는 누가 팬들을 사로잡을 주인공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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