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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확실히, 어떤 ‘훌륭한 지점’ 도달을 위한 소요(所要)의 개념보다는, 그때그때의 정서들로 채워진 나만의 데이터베이스일 때 관리가 더 수월하다. 이를테면 피리미드식이 아닌, 가지가 무성한 나무 같은 구조.
‘내 존재의 이유를 이해하는 제 1법칙’처럼 다소 뻔한 개념이긴 한데, 알아도 실천이 어렵거나 실천이 불가능해진 이들도 많은 게 사실. 받아들이는 입장이야 다 다르겠지만, 시간이란 놈의 구조를 이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맞다. 친절은 질색이되 이런 느낌의 친절은 반갑다. 진부한 말이지만 ‘이야기의 힘’, 영화 <소울>.
사실 뭐, 이 구조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게 죽어가는 시간을 견디는 (정신 제대로 박힌 것 중) 유일한 방법이기는 하다. 나뭇가지를 늘리고 잘게 쪼개 가능한 한 희열의 장면을 많이 간직하기. 그러니까 <소울>은, 인생은 아름다워 따위의 예찬이 아니라, ‘버티는 요령’을 말하는 중이다. ⓒ erazerh
* <월-E>를 제외하면, 역대 가장 마음에 드는 픽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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