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도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던 양준혁의 호언장담은 빗나간 예언에 그쳤고, '1차전 승리팀 = PO 진출'이라는 공식은 지지리도 긴 그 명을 다시 한번 이어가게 됐다. 이범호가 홈런 두 방을 쏘아올리고 신구 사우스포 류현진과 송진우가 분투한 한화에, 디펜딩 챔피언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채 그렇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선동열 감독도 그랬다지만, 나도 질 거라 예상은 했다. 에이스 부재, 빈곤한 타선 등 시즌을 따라다니던 고민거리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무튼 삼성의 올 시즌은 이제 끝. 내년에는 보다 분명한 팀 색깔을 갖추고 나타나리라 믿어본다.


일하면서 중계를 보느라 경기를 온전히 즐길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선 감독의 교체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

1. 1회말 매존의 교체시기가 다소 늦었다고 생각한다. 제구도 안 되고, 볼 끝에 힘도 없고, 무엇보다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는 투수를, 절대 선취점을 내줘선 안 될 경기에서 너무 오래(?) 끌고 가지 않았나 싶다. 그냥 1사 1,3루 김태균 타석에서 과감히 교체해버렸으면 어땠을까. 1회 내준 2점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패배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 됐다.

2. 도대체 선동열 감독이 6회 찬스에서 왜 또 박정환을 대타로 내보냈는지 모르겠다. 박정환. 몇 년 전 주전으로 나올 때는 더디긴 하되 실력 향상의 기미가 보였는데, 벤치로 돌아간 후부터 발전은커녕 있던 실력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했던 선수. 1차전도 그렇고 3차전도 그렇고, 삼구삼진이 웬 말이더냐, 그것도 스탠딩으로! 타석에서 이 정도로까지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삼성타자는 2004시즌 KS에서의 김재걸 이후 처음 본다. 류현진의 구위가 그다지 좋았던 것도 아니다. 박정환을 누른 것은 류현진의 공이 아닌, '류현진'이라는 이름석자와 경기장 분위기, 그리고 '칠 수 있을까'라는 걱정근심이었을 뿐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물론 선동열 감독이 그런 점을 전혀 예상 못 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단지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었을 뿐). ⓒ erazerh


# 양신도 낼 모레 마흔이다. 은퇴 전 한국시리즈 MVP 한번 받아야 할 텐데. ㅜ.ㅜ

행님, 수고 많으셨소. 올 시즌 덕분에 즐거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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