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놀스 아자씨가 '2004년 해리의 10대 영화' 목록에서 <태극기~>를 1위에, <실미도>를 7위에 올려 놓으셨다. 이분 박찬욱에게 반한 이 후 한국영화에 상당히 매료된 듯하다. 경사다. 현대사의 아픔이라는 배경 안에서(오로지 배경) 진동하는 사람 냄새를 읽어낸 두 편의 한국영화가 놀스 아저씨의 감수성마저 흔들어 버린 것 같다.

아저씨는 '역대 최고의 전쟁영화, 스펙타클하면서도 형제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잘 다룬 영화'라며 <태극기~>를 극찬하고 있다. <실미도>에 대해서는 '특공임무 영화의 최고 중 하나'라는 평가와 더불어 영화의 역사적 배경도 첨부해 놓았다.

세계적 영화평론가가 뽑은 목록이니 공신력도 있겠다 한국영화의 이름이 널리 퍼져간다며 쾌재를 부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의 역사를 살짝 들여다보는 입장에 서지 않은 나로서는, 놀스의 평에 동의할 생각이 전혀 없긴 하지만 말이다.

두 편의 영화가, 아집스러운 권력에 의해 힘 없는 자들이 고스란히 떠맡아야 했던 '恨'의 울분과 그 현장으로서의 우리 현대사를 '제대로 연관지으려 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시각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어쨌든 두 영화가 인간 보편적 정서를 측정하는데는 성공한 듯하다. 축하한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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