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으라고 사운드를 취합·정련하는 일은 이미 오래전부터 라디오헤드의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Ok Computer]라는 찬란한 성과에도 불구, 미지의 소리를 파고들며 골머리 썩음을 자청한 그들이었다. 그러니까 이번에 공개된 [The King Of Limbs]의 불편함은 결코 느닷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Hail To The Thief]와 [In Rainbows] 뒤에 왔을 뿐.

 

예상대로 [The King Of Limbs]에는 동일한 지향점을 갖고 사이좋게 맞물리는 연주가 없다. 대신 각기 자율적으로 등장했다 사그라지는 사운드, 그것들 간의 우연한 (듯한) 마주침, 어긋남, 그에 따른 미련 같은 것이 각 트랙을 채운다. 전체적으로, 몽환적이면서도 뇌 구석구석을 찌르는 느낌. 아름답고 우울하고 아름답고. 톰 요크가 정점에 서있는 '정신의 삼각형'(Geistige Dreieck)이 존재한다면, 그 최종 버전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 erazerh


5번 트랙 Lotus Flower - 톰, 접신과 개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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