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턱수염에 검은 피부, 검은 팬티. 언제나 찌푸린 얼굴.

지난 7일 '배드 뉴스 브라운' 앨런 코지가 사망했더랬다. 향년 63세로 사인은 심장마비. 앨런 코지는 1976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던 실력파 레슬러로, 역대 가장 악역스러운 악역 중 한 명으로 기억돼야 할 선수다. 보통 악역 기믹의 레슬러들이 서로 연대하거나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반면, 배드 뉴스 브라운은 그 누구와도 손을 잡지 않고 홀로 자신의 길만을 꾸준히 갔던, 진정한 의미의 깡패-악당 파이터였기 때문. 아마도 '스톤 콜드' 기믹의 원조 격이 아닐 런지.

피니시인 게토 블래스터(뛰어서 두발로 뒤통수를 차는 기술)를 작렬한 후, 넘어진 상대를 한 발로 밟고 폴승을 따내던, 그 시건방진 모습이 눈에 선하다. 88년 WWF 레슬매니아4의 배틀로얄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으며(곧바로 이어진 브렛 하트의 보복은 내가 브렛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됐더랬다), 역대 최초로 흑인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뻔하기도 했던, 알고 보면 경기력도 상당했던 알짜배기 레슬러.

커트 해닝, 브리티시 불독, 브라이언 필만, 오웬 하트, 밤밤 비글로우, 에디 게레로 등 프로레슬러들의 삶은 안타깝게도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배드 뉴스'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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