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캐나다에서 벌어진 Raw에서 숀 마이클스가 호건에게 샤프슈터를 (매우 어정쩡하게) 걸고 있는 꼴사나운 모습은, 필연적으로 한 선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비록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의 테마가 울려 퍼졌을 때의 감격이란!).

헐크 호건이 이기네, 워리어가 이기네, 혹은 마초맨이 오락에서 가장 좋으니 실제로 마초맨이 제일 세다는 등, WWF 슈퍼스타들의 내공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초등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시절, 역시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헐크 호건도 워리어도 아닌 '브렛 하트'라는 선수였다. 레슬매니아 4(아마도 88년)였던가. 배틀 로얄에서 "배드 뉴스" 브라운에게 배신당해 준우승에 머물고 만, 한 젊고 잘생긴 선수가 분을 이기지 못해 브라운을 묵사발내고 우승 트로피를 다 부숴버리는 광경을 본 나는 그 젊고 잘생긴 선수의 팬이 되리라 결심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브렛 "히트맨" 하트(Bret "The Hitman" Hart)였다. 이후 상당기간 동안 'Hitman'의 뜻을 '인기가 많은 사람' 정도로 착각하고 살기는 했지만.

릭 플레어를 꺾고 처음으로 챔피언에 오른 것을 비롯해 5차례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브렛의 경기력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역대 최고의 경지였다(프로레슬링은 물론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쇼다. 하지만 액션의 수준에는 분명히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 WWE에서 경기력 뛰어난 선수를 꼽으라면 크리스 벤와, 커트 앵글 정도..). 97년 서바이버 시리즈의 '더블 크로스' 사건으로 '안 좋게' WWF를 떠나기 전까지... 브렛 하트는 악역이든 선역이든 맡은 바 역할에 끝까지 최선을 다 했던, 극강의 테크니션이자 프로 중에 프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현재 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그를 링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뇌진탕에 오토바이 사고 등 갖가지 불운이 그를 괴롭힌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링에 오르기에는 여전히 그의 몸과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듯하다. 57년생이라는 나이도 걸리고... 그러나 많은 올드팬이 그렇듯, 나 역시 단 한번만이라도 브렛의 검은 가죽재킷과 선글라스를, 그리고 마지막 샤프슈터를 보고픈 소망은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 erazerh

The Best There Is, The Best There Was, and The Best There Ever Will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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