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악마적인 시대다. 그렇지 않은 때가 언제 있었나도 싶지만, 내 피부에 와 닿는 그 악랄한 공기는 확실히 예전보다 더 매섭기만 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쩌면 공포라는 감정을 점점 더 많이 알아간다는 걸 의미할 런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정신과 육체를 갈가리 찢어버린 사람, 그리고 그걸 무슨 장르물인 양 흥미롭게 소비하는 사람. 모조리 악마 새끼들. 분노와 증오와 비통의 기운은 무한대로 생성되어 겹겹이 쌓여만 가는데, 그 덩어리를 빼낼 만한 통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이러다 정말 핏비라도 내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그럴 수만 있다면, 그래야 마땅하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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