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와 학대가 일반화된 구조는 자연스레 폭력성의 확대 재생산을 낳는 법. 인간은 어느새 괴물이 되어가고, 광기는 전염과 세습을 통해 그 생명을 이어간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되 끝은 심히 창대한, 인간 잔혹사. 어딘가 숨어있을 악마의 그 얼굴은, 타인의 몸과 마음에 가혹한 상처를 남기는 행위들과 그 '흔적'의 연쇄반응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기어이 포착되고야 만다.
(단지 뒤틀린 욕망, 본능, 적응력과는 다른) 어떤 '사탄의 유희'같은 것이 내면에 들어설 때 발생하는 분열, 그리고 그것이 자아내는 관계맺음의 내파/외파를, 미이케 다카시는 여전히 상상하고 두려워한다. 물론 거기에 '끝' 따위는 없으며, 주체의 구분 또한 무의미하다(착신아리의 아이, 오디션의 여자). 문제는, 미이케 다카시의 끔찍한 상상력이 한 여름밤 무서운 꿈, 딱 거기에만 머물러 주면 참 좋겠지만, '세상이, 아니 악마가, 과연, 그래줄까?'하는 걱정이 여기에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 erazerh
반응형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물] 무엇보다도, 희망은 있는가 (17) | 2006.08.15 |
---|---|
[마스터즈 오브 호러] 제니퍼 (6) | 2006.07.27 |
[목없는 여살인마] 목 있더라… (6) | 2006.07.10 |
[수퍼맨 리턴즈] 신의 아들, 로맨스를 꿈꾸는가 (10) | 2006.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