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버리고 멋대로 살다 죽을 때가 돼서 착한 척은 해보는데, 실은 임종마저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한 세팅 아닌가? 영화의 선한 의도는 알겠는데, 이런 징징대는 감성은 영 내 취향과 안 맞는 듯.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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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화인지 영화가 나인지' 모르겠을 최종 시퀀스도 좋았지만, 중간에 소동극을 바라보며 잔잔하게 웃는 듯 우는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의 얼굴 클로즈업이 가장 마음에 든다.

 

난장판의 유니크함 때문인지 몰라도 불현듯 영원한 건 없다는 걸 깨달아버린, 시간의 지연을 바라는 현재의 얼굴이자, 먼길 떠나기 전 요란했던 그 시절을 한번 들러본, 아마도 생의 마지막 시점에서 온 미래의 얼굴. 무엇이든 '간직'을 꿈꾼다는 점에서 이때 콘래드의 눈은 카메라라는 '감정-기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삶의 찰나성에 관한 이토록 따뜻하고 쓸쓸한 관조라니. 최근 본 적 없는 시네마틱한 숏, 아름답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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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하찮은 수준의 신념조차 없는 오직 악행을 위한 악행 ②피해자들의 가공할 답답력 ③가족 파괴 (혹은 어린이) ④무한반복.

 

이상을 '관객 가학 영화의 4요소'라고 할 때, <스픽 노 이블>은 각 요소를 두루 갖춤은 물론 분야별로 만점에 가까운 수행력까지 선보인다. 더럽고 찝찝한 기분을 남겼다며 감독에게 쌍욕이라도 퍼붓는다면 그건 실은 특급 칭찬.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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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늦었지만, 2022년 개봉(출시)영화 베스트 3

 

1. 헤어질 결심

- 로맨스와 느와르와 존재론적 고찰의 기묘한 혼재. 영화 (혹은 한 개인의) 이질적인 무엇으로의 분화, 마침내.

 

2.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 가스라이팅의 시대를 돌파하는 비결 = 내 가치는 내가 발견하기 시간의 유한함에 녹아들기. 피노키오처럼.

 

3. 맥베스의 비극

- 연극 무대에 카메라를 들고 난입, 공연을 숏(shot)의 규격으로 찍고 잘라 붙인 다음, '흑백이라는 컬러'를 입힌 것 같은 영화. 코엔의 기존 걸작 몇 편처럼 훅, 치고 들어오는 건 없지만, ‘영화란 그러니까 무엇이었나에 입각해서 보면 꽤 훌륭.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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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태도, 이를테면 '자아도취형 호들갑'에 비해 메시지는 평이하다. 이게 문제는 아닌데, 우주를 꿰뚫고도 기어이 '구질구질한 평범성' 찬양을 해대는 건 영 내 취향과 안 맞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포용, 우린 모두 사랑해야 돼요 따위의 발언은 왜 늘 여성, 동성애자, 문신 같은 걸 그 범주의 상징으로 삼는가. 이거야말로 다양성을 가장한 할당, 획일화. 다시 한번 내 스타일의 영화는 아닌 걸로.  erazerh

 

* 그래도 라쿤쿠니는 유쾌했고, 멋진 중년이 된 인디아나 존스2 및 구니스의 꼬마는 반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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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할 대상으로서의 여성이 도려내진, 포스트 창세기에 관한 우화. 번식욕 혹은 껄떡거림의 너절한 계보를 혐오스러운 자기 복제 기관으로 구현한 건 압권. , '여성' '연대' 따위의 유행어 같은 키워드가 붙은 건 사족 같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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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의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남이 만든 체계의 노예가 된다"(윌리엄 블레이크) 따위의, 여전히 내 정신상태의 한 바탕을 이루는, 거의 대부분의 ''을 거부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딱 줄이면 이렇다.

 

"네 멋대로 해라"

 

'멋대로 함'을 아트의 경지로 끌어올린 남자. 내가 영화이자 영화가 곧 나인 사람, 장 뤽 고다르(1930~2022)

 

 

▼[비브르 사비] 단평▼

 

[비브르 사 비] 폐기되는 꿈

영화 속 이미지의 세계는 상영이 끝남과 동시에 부재하게 되지만, 현실 세계로 투사할 수 있는, 이미지의 흔적은 계속해서 우리 곁에 남기 마련이다. 이미지의 무게중심이 사물 및 현상의 속성

erazerh.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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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때는 차례를 지내고 절식을 만들어 먹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덕담을 주고받는 등 명절 본연의 일들 외에, 다른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나들이, 여행, 집에서 휴식, OTT 즐기기 등등. 여기에 영화관을 찾는 것도 주요 일정이 될 수 있을 텐데요.

 

볼거리가 워낙 늘어난 만큼 예전 같지는 않아도, 업계에서 추석은 여전히 중요한 개봉 시기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추석 때는 어떤 영화들이 개봉했고 또 어떤 작품을 많이 봤을까요? 지난 10년간 추석 시즌 개봉작들의 매출 순위를 통해 추석 영화관 트렌드를 살펴봤습니다.

 

※ 추석 연휴 2주 전~추석 주간 국내 개봉작 대상(2012~2021). 매출액은 해당 영화의 개봉 기간 매출 전체의 합.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영화진흥위원회 운영)

 

지난 10년을 통틀어 추석 시즌 영화 중 매출액 1위를 찍은 작품은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입니다. 2012년 9월 극장가를 휩쓴 <광해>는 배우 이병헌이 광활한 연기 스펙트럼을 제대로 선보인 영화로도 꼽히는데요. 관객을 1,232만 명이나 불러모은 <광해>의 매출은 889억 원에 달합니다.

 

추석 영화 중 매출액 2위를 차지한 작품은 웰메이드 역사극 <관상>(매출 660억 원), 3위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김지운 감독의 액션 스릴러 시대극 <밀정>(613억 원)이었습니다. 최종 관객수는 각각 913만 명과 750만 명.

 

 

이어 563억 원의 매출로 4위에 오른 영화는 범죄 액션물 <범죄도시>였는데요. 올해 최대 흥행작인 <범죄도시2> 또한 이 1편이 구축한 캐릭터들과 화끈한 액션이 인기 비결이었을 만큼, <범죄도시>는 액션 시리즈물로서 성공적인 서막을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위는 영조와 사도세자를 재조명한 사극 <사도>가 차지. 488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습니다. 역시 역사물인 <안시성>이 고구려 안시성 전투를 담아내며 추석 개봉작 중 매출액 6번째 자리를 꿰찼습니다.

 

 

이쯤 되니 추석 흥행 트렌드가 슬쩍 보이는 것 같은데요. 순위를 조금 더 들여다볼까요?

 

매출 랭킹 7위와 8위는 다시 한 번 정통 액션영화들의 차지. <킹스맨>의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이 우리나라 관객 매출 410억 원,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매출 396억 원으로 7·8위에 올랐는데요. 9위로 집계된 화투-액션(?) 드라마 장르의 <타짜-신의 손>까지 묶으면, 전작·원작이 있는 화끈한 오락물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어 10위 자리는 돌고 돌아 역사극입니다.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굴욕을 다룬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이 그 주인공. 312억 원의 매출을 거뒀지요. 하지만 보기 드문 '명작 사극'이라는 평가와는 별개로 관객은 385만 명만 들어 손익분기점(500만 명 추정)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단, 절치부심했을 황동혁 감독은 4년 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명성을 드높이게 됩니다.

 

 

지난 10년간 추석 시즌 개봉작들을 매출 순위로 살펴봤습니다. 키워드가 눈에 보이는데요. 가장 선명한 건 '역사극' 혹은 '시대극'이라는 장르. 근대사를 다룬 <밀정>을 포함해 10개 작품 중 6개가 해당됩니다. 추석 하면 사극, 사극 하면 추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실제로 10년간 추석 외 다른 기간 개봉한 사극&시대물 중 남한산성보다 매출액이 상위인 영화는 <명량>, <암살>,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군함도>, <덕혜옹주>, <봉오동 전투>, <군도: 민란의 시대> 7편에 불과합니다. 6편(추석) vs 7편(비추석), 역사 장르의 영화가 추석 즈음에 개봉도 많이 하고 관객도 많이들 찾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르 공식 및 관습에 충실한 권선징악 유의 '액션영화' 역시 추석 영화관 트렌드의 한 줄기. 10편 중 3편이 여기에 속했지요.(넓게는 '밀정'과 '안시성' 포함 5편) 이밖에 전작·원작의 성공에 힘입은 '후속작'들이 눈에 띈다는 점, 사극에 방점이 있다 보니 '한국영화'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이들 키워드의 바탕으로는 명절이라는 시기 자체에 한국영화, 한국 역사에 이끌리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 아울러 남은 연휴를 편히 즐기고 싶은 마음에 보기 무난한 검증된 오락물로 향하는 관객이 많다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지요.

 

 

올해는 어떨까요? 추석 명절을 겨냥한 역사극은 없지만, 9월 7일에 개봉하는 <공조2: 인터내셔날>은 속편 액션(+코미디)이라는 추석 트렌드에 걸맞아 관심이 가는데요. 관객도 이에 호응해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추석 영화, 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나요?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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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여기서도.

 

[이심쩐심] 추석 연휴 때 '돈 되는 영화'는 따로 있다?

[BY 뉴스웨이] 추석 연휴 때는 차례를 지내고 절식을 만들어 먹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덕담을 주고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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