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히 100번은 넘게 들은 것 같다. 그 중 열 번 정도 약간의 눈물을 흘렸고, 한 번은 아주 크게 울었다. <마더>의 엔딩신을 장식했던 트랙 ‘춤’은 그렇게 나를 정서적 과잉으로 밀어 넣었다. 이를테면 절망. 슬픈 듯 나른하거나 나른한 듯 슬프거나, 어떤 경우든 이 선율에서 얻어지는 결론은 절망이더라. 망각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추출한 주술적 사운드가 오히려 망각의 대상을 환기하라는 최면처럼 들린 탓이다.

도준 엄마는 어떨까. 시간이 저만치 흐른 후라면 진실을 게워냈음에 웃을 수 있을까. 머릿속에 켜켜이 들러붙은 죄책감들에 행여나 지금보다 더 미쳐 보이지는 않을까. 아, 물론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돈과 빽에 따라 사람을 분류하는 유기체’로서의 세계는 끄떡없을 것이다. 그 안에 던져진 개인이야 늘 그랬듯 침묵하거나, 재수 없으면 폐기될 테고. 말할 것도 없겠지만, 태생이 비천할수록 후자의 가능성은 더 크다.

그러니까, 나는 진심으로 종팔이가 불쌍하다. 추악하고도 화창한 날, 그는 나를 대신해 거기에 있다. 이 영화, 이 음악, 잔혹하다. ⓒ erazerh


춤 (from 마더 O.S.T)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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