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맞추기 위해 한없이 골치 아파야 하면서도 거기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일본 호러영화 속 흐릿한 결말이 주는 매력이다. 누가 언제쯤 빙의됐는지, 누가 죽고 누가 살았는지에서부터 영화를 관통하는 진실(귀신의 사람일 적 슬픔, 외로움 등)을 더듬어보는 재미가 그 모호한 마무리 안에 적절히 녹아 있다면 말이다.

미이케 다카시의 <착신아리>는 그런 점에서 일본 호러영화의 전형적인 재미를 간직한 영화였다. 동시에 영화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휴대전화를 저주의 연결고리로 적절히 풀어냄으로써 다른 <링>의 아류들과 구분케 하는 근거를 제공했다.

츠카모토 렌페이 감독의 <착신아리2>는 전편이 남긴 수수께끼같은 결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 결말은 새로이 해석되고, 원한의 진원지는 더 깊은 과거로 나간다. 영화적 배경 또한 일본에서 대만으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 같은 설정들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착신아리2>는 속편이 지니는 상투적 한계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다.

나름대로 역할을 했던 1편의 모티브 '학대'와 억지로 연결하려는(그러나 연결되지 않는) 시도는 2편에 등장하는 원한에 진부함과 비논리를 더할 뿐이다. 거기에 인물들의 과거사, 사랑, 희생까지 무리하게 얽히면서 영화는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모양새로 돌변한다. '신체가 뒤틀리는 이미지'의 미적지근한 답습에서는, 미안한 말이지만, '대충 찍자'라는 의도마저 느껴진다. 일본 공포물의 특징을 감안, 정상참작하고 싶지만 <착신아리2>는 망가져도 너무 망가져버렸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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