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희봉이 빚어낸 많은 명장면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기억나는 건 <플란다스의 개>에서 '보일러 김씨' 썰을 풀던 지하실 씬이다. 특정 장르로 규정지을 수 없는, 혹은 그 어떤 장르라도 될 수 있는, 그로테스크와 코미디를 한 번에 담은 얼굴로, "보일라 돈다잉, 보일라 돌아불제잉"

 

배우의 얼굴을 하나의 행성처럼 포착해낸 봉준호 감독의 연출도 좋았지만, 분명 그걸 가능케 한 건 의뭉스러운 음영을 만들 줄 아는 변희봉의 표정, 그리고 목소리였다.

 

후 이와 조금이나마 비슷한 느낌의 숏은 <라이트하우스>(2019)에서 윌렘 데포를 통해서나 만날 수 있게 되는데, 그조차 변희봉만 못한 게 사실이다. ⓒ erazerh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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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개봉한 첩보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 '헌트'는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고르게 받았습니다. 흥행도 여전합니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4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상황.(9.1 기준 391만 명)

 

그러면서 '헌트'로 감독 데뷔를 한 배우 이정재에게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가 몰리고 있는데요. 첫 작품에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맘껏 뽐냈다는 평가. 연출 데뷔한 배우한테는 흔하지 않은 칭찬인데요.

 

그렇다면 이정재에 앞서 직접 영화를 찍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국내 배우-감독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첫 작품에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맘껏 뽐냈다는 평가. 연출 데뷔한 배우한테는 흔하지 않은 칭찬인데요. 그렇다면 이정재에 앞서 직접 영화를 찍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국내 배우-감독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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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석 / 연출작 미성년(2018)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 "4885 너지" 등 찰진 대사&명연기로 잘 알려진 김윤석은 '미성년'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 깔끔한 연출이란 호평들 가운데, 엔딩이 불쾌한 수준이었다는 평도 나왔지요.

 

 

# 하정우 / 연출작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

 

선 굵은 캐릭터부터 섬세한 감정 표현이 요구되는 인물까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하정우 역시 연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기만큼 좋은 평가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 고유의 유머 감각은 인정받았습니다.

 

 

# 정진영 / 연출작 사라진 시간(2019)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정진영은 2019'사라진 시간'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다. 불친절해도 너무 불친절한 영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신선한 시도라는 평도 있었습니다.

 

 

# 유지태 / 연출작 자전거 소년(2003),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 나도 모르게(2007), 마이 라띠마(2012)

 

배우 유지태는 감독으로 변신했다기보다는 '겸직'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작품을 손수 찍었는데요. ·단편 영화가 다수로, 대중과의 소통보다는 본인의 작품 세계 구축에 포커스를 두는 모습입니다.

 

 

# 문소리 / 연출작 여배우(2014), 최고의 감독(2015), 여배우는 오늘도(2017)

 

생활 연기부터 강렬한 연기까지 고루 선보여온 배우 문소리. 감독으로는 '여성이란 성별로 영화판에서 살아가기' 자체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 방은진 / 연출작 연출작 파출부, 아니다(2004), 오로라 공주(2005), 진주는 공부중((2008),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 메소드(2017)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1994)에서 영화배우로 첫선을 보인 방은진은, 여러 장·단편을 선보이며 웬만한 감독보다도 영화를 더 많이 만들었습니다. 이 중 '오로라 공주', '집으로 가는 길'은 수작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 또 누구?

 

이밖에 '장르만 로맨스'(2021)조은지, 옴니버스 영화 '언프레임드'(2021, OTT 왓챠)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배우 등도 감독직을 수행했습니다. 중견배우 박중훈 역시 2013년 영화 '톱스타'를 연출한 바 있지요.

 


 

영화감독이 된 영화배우들을 살펴봤습니다.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까지 넘나드는 배우가 국내에도 점차 느는 추세. 머지않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특급 거장 '배우-감독'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D

 

감독이 된 배우들, 어떤가요? 소개한 영화 중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안) 들었나요? 아울러 국내 연기자 중 이 사람은 연출도 잘할 것 같은 영화배우, 누가 있을까요?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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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여기서도.

 

'답답해서 내가 찍는다' 메가폰 직접 잡는 국내 배우들

[BY 뉴스웨이] 감독이 된 배우들, 어떤가요? 소개한 영화 중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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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무비스타


이제는 영화배우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리는 프로‘레슬러’들이 있습니다. 힘이면 힘, 표정 연기면 표정 연기, 다재다능한 면모를 선보이며 링에 이어 스크린까지 접수한 레슬러들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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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웨인 존슨 / 링네임 더 락

 

드웨인 존슨. ⓒ WWE

 

가장 성공적인 배우 전직 사례, 드웨인 존슨입니다. WWE 무대에선 90년대 후반부터 역대급 마이크 워크와 표정 연기로 슈퍼스타에 올랐는데요. 특유의 말발근육질 몸매를 캐릭터화, 액션영화계마저 접수했습니다.

 

할리우드 섭외 1순위로 꼽히며 흥행보증수표가 된 존슨.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여 전 세계 수입 1위 배우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단, 지나친 근육이 배역의 폭을 좁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표작
정글 크루즈 (2021)
쥬만지: 넥스트 레벨 (2019)
분노의 질주: 홉스&쇼 (2019)
스카이스크래퍼 (2018)
램페이지 (2018)
샌 안드레아스 (2015)
허큘리스 (2014)
볼러스 시즌1~5 (TV시리즈)

 

<정글크루즈>

 

 

# 데이브 바티스타

 

데이브 바티스타. ⓒ WWE

 

파워하우스 계열 레슬러인 바티스타, 의외로 힘이 그리 세지는 않았고 체력 등 경기력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2010년 액션배우로 데뷔했다가, ‘가오갤’의 드랙스 역할로 연기력(+개그력)과 인지도가 급상승하지요.

 

이후 걸작 SF로 손꼽히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출연, 짧지만 진중한 내면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맡을 수 있는 배역의 스펙트럼이나 연기력은 드웨인 존슨보다 우위라는 평가가 적잖습니다.

대표작
듄 (2021)
아미 오브 더 데드 (2021)
어벤져스: 엔드게임 (2019)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201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2014)

 

<블레이드 러너 2049>

 

 

# 존 시나

 

존 시나. ⓒ WWE

 

21세기 WWE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존 시나 역시 배우로서 입지를 넓히는 중입니다. 원래 2006년 액션물 ‘더 마린’으로 영화 데뷔전을 치렀습니다만, 링에서와는 달리 별다른 주목을 끌지는 못했는데요.

 

그러다 최근 ‘범블비’와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배우로서의 인지도를 부쩍 키웠습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선 피스메이커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더했지요.

 

대표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2021)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020)
범블비 (2018)
더 마린 (2006)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선배들도 있다

 

이들 레슬러-배우의 활약에는 앞서 길을 열심히 닦아놓은 선배들이 큰 도움이 됐을 터. 그런 의미에서 올드 레슬러의 영화계 진출도 짚어봤습니다.

 

ⓒ WWE

 

 

# 헐크 호건 / 본명 테리 볼레아

 

레슬링 업계의 아이콘 헐크 호건은 ‘록키3’에서 레슬러 역할로 배우 데뷔, 이후에도 주로 레슬링 기믹을 활용한 배역을 맡았습니다. 연기 자체는 그저 그랬습니다만, ‘길’을 놓는 데 한몫했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요.

 

헐크 호건. <록키3>

 

 

# 로디 파이퍼

 

유쾌함과 마초성을 겸비한 원조 ‘배드 애스’ 기믹의 레슬러 로디 파이퍼입니다. 영화배우로도 이 같은 다재다능함을 뽐냈지요. B무비의 수작으로 꼽히는 ‘화성인 지구 정복’(감독 존 카펜터)이 대표작. 2015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로디 파이퍼. <화성인 지구 정복>

 

 

또 누구?

 

이밖에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 트리플 H, 빌 골드버그, 케인, 미즈, 케빈 내쉬 등이 복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레슬러-배우 계보에 들었는데요.

 

오스틴은 레슬러로서의 전설적 명성과 달리 배우로는 큰 빛을 못 봤습니다.

 

 


 

이상 영화배우가 된 프로레슬러을 살펴봤습니다. 수많은 관중&시청자 앞에서 실시간으로 연기를 펼쳐야 하는 직업이 레슬러. 배우 전직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겠지요.

 

+ 이들 중 여러분 마음에 쏙 드는 배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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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여기서도.

 

‘스크린 접수하러 왔습니다’ 배우가 된 전현직 ○○○들

[BY 뉴스웨이] 사각의 링에서 사각의 스크린으로! 현재 활약 중인 전업 프로레슬러 중 앞으로 스크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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