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기생수>가 하드고어스럽게 밝혔듯이, 물리적으로나 관념적으로나 가장 괴물에 가까운 지구 생명체는 바로 사람이다. 세상을 갉아먹고 망치는 데 여념이 없는 괴물-사람.

하지만 매우 놀랍게도 어떤 사람들은 망쳐지는 세상에 던져졌음에도, 거기서 삶의 미덕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존중하고 지키며 살아간다. 그 아름다운 치열함. 그래서 나는 <가족의 탄생>의 그녀들이 보여준 헤픔의 미학을, 록키 발보아가 지닌 묵직하고도 정직한 에너지를, 누군가의 귓가에 '모쿠슈라'라고 말할 수 있는 역량을, 오로지 영화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돈과 욕망에 영혼을 내맡긴 군상들을 비추던 영화 <세기말>이, 마지막에 이르러 한영애의 <말도 안돼>를 들려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세상... ⓒ erazerh



'그래도 희망은 너와 내가 손잡은 사람에게 걸 수밖에'


과연,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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