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이 망했다니 문득 떠오르는 기억 하나. 살추 개봉 이후니까 2003년 언제려나. 웬 개콘 코너에서 백광호를 흉내 내며 손을 요래 오므리고 또 쪼그려서는 향숙이 이쁘다며 킥킥댔더랬지. 그걸로 웃기려 드는 것도 기가 막혔는데, 그게 또 좋다고 다들 하하호호깔깔. 무척이나 혐오스럽고 기괴했던 느낌, 아직 기억난다.

 

이향숙이, 백광호가, 웃겨? 웃을 수 있었어? 하늘에서 옜다 조몰락거리고 놀든지, 하고 던져준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사건 피해자들의 먹먹한 투영, 그런 거 아니었나?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뭐 이딴 개념일 리도 없고, 너무 참담해서 웃지 않으면 미칠 지경들도 아니었을 테고. 다시 곱씹어 봐도 나로서는 당최 용납이 안 된다.

 

봉준호의 말을 빌리자면, “끝까지 둔해빠진 새끼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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