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서늘한 팩트들이 가장 중요한 진실 하나를 빙 둘러싼 구조의 영화. 가운데 있는 그 메인 이벤트성 팩트가 감춰진 탓에 모든 게 객관적인 동시에 그 무엇도 객관적이지 않게 된다. '사실''사실이겠지', 어쩌면 어마어마한 간극.

 

이렇다 보니 아들과 아버지의 후반부 그 시네마틱한 장면조차 잠시 먹먹하다 말고 의심으로 차갑게 물든다. 감성의 영역으로 막 넘어가려는 관객을, 되레 목덜미를 붙들고 이성의 자리에 주저앉히는 느낌. 상반된 두 에너지가 전에 없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이 신(scene), 혹은 이 신을 창조한 앞선 숏들과 숏들의 배치는 그야말로 압권.

 

영화가 남긴 최종 명제가 확 와닿는 취향 쪽은 아니라 개인적 걸작 반열에는 (아직) 올리지 않았지만, 형식상 완전무결하고 놀랍도록 지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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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울음, 잡아먹음과 잡아먹힘의 일반적 함의를 까뒤집는 심리-스릴러-오컬트 수작. #스마일

 

'팔로우''유전'이 조금씩 들어있는데, 마지막엔 이토 준지적 감성도 느껴진다. 이런 요소들이 잘 어우러지는 게, 감독(파커 핀)이 공포 쪽에 조예가 깊은 듯. 케빈 베이컨의 딸인 주인공 소시 베이컨의 캐릭터 소화력도 상당한 수준. 조만간 연기로 사고 한번 칠 것 같다.

 

근데 이 재밌는 걸 왜 이제야 봤지?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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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도 끝도 없는 섹스머신 악령에 장난스러운 음악과 화면전환까지 이게 다 뭔가 싶은데, 인물 간 우정에는 영화가 또 정색하고 진지한 게, 보다 보면 이 이질감이 오히려 친근해지는 순간이 온다.

 

이를테면 후진 척하는 게 아니라 '야 너 진심이구나' 싶은, 그 자체로 진짜 후져버린 80년대풍 B무비랄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바디스내처, 바디호러물. 후방 카메라를 활용한 액션씬은 상당히 창의적. ⓒ erazerh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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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벗어나지 못한 다양성 전시 강박, 니 삶의 주인공은 너임! 유의 트렌디한 훈계, 파트2도 봐야겠지만 기대 대비 별로.

 

이미지는 역시 아름답고 강렬했지만, 하강과 상승을 동시에 담아낸 1편의 경이로운 운동성 작화 같은 건 못 본 듯.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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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하되 마음 따뜻한 혼종들, 전개를 지연시키는 돌출되는 개그들, 자아도취성 쌈마이 액션, 그리고 이것들이 뭉쳐져 탄생한, 불협화음의 아름다움. MCU 최고작.

 

'creep'의 가사 "I wish I was special"에서 시작, 끝날 때는 (개인적으로) 우효의 '민들레'가 떠올랐다

 

"사랑해요 그대-

있는 모습,

그대로-"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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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설정이나 수위가 가혹해 보이지만 은근 대중적인 선은 잘 지키는, 스페인산 틴에이저 스릴러. f 최근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네 어쩌네 하는 영화들 중 유일하게 마음에 든다.

 

(스포) 마지막에 구해낸 건 학폭러 쓰레기 것들이 아니라 결국 주인공 자신인 셈. 이게 맞지. 내 구원은 내 몫. 타인 혹은 만날 일 없는 신 같은 게 아니라.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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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다정한 여자친구는 있어야겠고, 둘이 빛으로 모스 신호도 주고받아야 하고(낭만!), 최종 시퀀스는 몽환적으로 아름다워야 되고 등등 감독이 지 하고 싶은 '갬성질'은 다 하는데, 철거는 석면 제거를 위한 것이라도 일단 비정한 것이고 봐야 하는, 이분법적 감성 충만의 영화.

 

'자본주의적 중력'보다 '감성 포장질'이 더 싫어서 SF로서도 그닥

(이하 스포 약간)

.

.

.

그럼에도 주인공이 죽는 설정이었으면 시간 지연의 시네마틱 숏도 탄생하는 등 ''에 가까웠을 텐데 아깝.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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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 아저씨는 저 여자 분위기만 잡고 생긴 거도 별론데 뭐가 좋다고 저렇게 지옥행 특급열차를 타려 하나 끌끌, 거리다가 최종 시퀀스에서 '그 여자'의 아우라에 화들짝 경기해버리는 영화.

 

잔혹할 때 비로소 드러내는 아름다움. 극단적 그로테스크와 상냥한 말투와 색기, 심지어 그 와중에 오고가는 로맨스까지 한 화면에 포착해낸, (좋은 의미에서) 미쳐버린 호러 명작. ⓒ erazerh

 

사랑을 듬뿍 담아 키리키리키리

 

- 419, 국내 첫 정식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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