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흔들리는 비행기?)을 타고 온 듯한, ‘하얗고 빨간’ 모계-토테미즘 사회. 뒤집힌 지구 어디쯤인 것 같지만, 애초에 우주에 위아래가 있었나. 그러니까 그녀의 경우라서 성립되는 ‘더’ 혹은 ‘덜’ 지옥인 곳은 어디인가, 라는 선택지. ‘마음이 만져지길’ 원한다면 차라리 이쪽으로 미친 세계가 나을 수도.
<유전>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얼굴 표정을 위한 빌드업’ 같은 영화지만, <유전>과 달리 심장을 후려치는 불경스러운 매력은 만날 수 없었다. 단 기존 공식들(유전 - 선택받은 자, 미드소마 - 낯선 마을)을 가져오되 그 공식들의 일반적인 취지를 찢고 불온한 물음을 갖다 붙여버리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아리 에스터의 차기작은 여전히 기대된다. ⓒ erazerh
* 영화 속 문양들이 벽지 디자인으로 나와 준다면 참 좋을 듯. 대놓고 북유럽풍 끝판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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