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다 가고 있군요. 섭섭하기도 해라. 그런 의미로, 올해 본 영화(114편이군요) 중 마음에 드는 걸로 10편 꼽아봤습니다(국내 개봉작, 순서는 가나다).


<기담> 유령을 만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실의 고통. 진짜 공포는 바로 이런 것.

<데쓰 프루프> '완벽한 것'의 붕괴를 훔쳐보는 쾌감. 물론 대가는 치르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만.

<라따뚜이> 이보다 더 훌륭한 가족영화를 찾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별빛 속으로> 진실이 없는 시대를 차라리 거짓으로 돌파하기. 그 시큰한 경험의, 마법 같은 전이.

<본 얼티메이텀> 디지털 공세를 헤쳐 나가는 아날로그적 동선. 진짜 적은 내부에 있나니.

<우아한 세계> 투덜거림 하나하나를 시대의 표정으로 녹여내는, 송강호의 얼굴-몸.

<인랜드 엠파이어> '영화를 본다는 것'에 관한 완전하게 새로운 경험. 일단은 뇌를 내려놓으시라.

<천년학> 恨에서 우려낸 소리와 그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거장의 예의.

<파라노이드 파크> 울지 않는 소년. 그 대신 카메라가 운다. 게다가 엘리엇 스미스!

<폭력의 역사> 아버지의 '액션'에 더 이상 열광할 수 없는 이유.


# 한편 저의 '2007년 최악의 영화'는 <미녀는 괴로워> 정도입니다.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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